[ 이현일 기자 ] “최근 주택 인허가 물량이 과거에 비해 빠르게 늘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공급 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주택업계와의 첫 간담회에서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다만 “당장 대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시장을 관찰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전체 인허가 실적(51만5251가구)을 훌쩍 넘어선 60만4000여가구에 달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인허가 물량은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70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일부에선 주택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신규 주택 수요, 지역 여건 등을 감안해 주택 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주택업계는 부동산 및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요지의 聆揚?했다. 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의 중도금 대출 등에 대한 규제로 인해 되살아나고 있는 주택시장이 다시 꺾일 수 있다”며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 주택 공급이 늘어난 것은 규제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시장 수급상의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내년부터는 아파트를 지을 용지가 많지 않고, 건설회사들이 위험 관리를 강화하면서 공급물량이 지난해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 주택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의 김문경 회장은 “주택산업은 바닥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기업형 임대주택(뉴 스테이) 사업에 건설회사와 금융회사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뉴 스테이가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며 “관련 법이 본격 시행되고 공급촉진지구가 도입되면 보다 나은 사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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