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엄족
요즘 대학생들은 흔히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다고 합니다. 학점이나 토플, 토익 등 어학점수가 우수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봉사, 어학연수, 공모전 입상 등 남보다 나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좋은 스펙을 쌓으려면 대학 4년으로는 턱없이 모자라겠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대학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을 ‘모라토리엄족’이라고 부릅니다. 일부러 졸업하지 않는다고 해서 ‘NG(no graduation)족’이라고도 합니다. 졸업할 때가 됐는데도 대학 캠퍼스를 떠나지 않으려는 모라토리엄족이 최소 1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본래 모라토니엄은 ‘채무 상환 유예’라는 뜻의 경제용어입니다. 라틴어로 ‘지체하다’ 뜻의 morai[모라이]에서 나온 말인데, 국가나 기업, 금융회사가 채무를 갚아야 할 때가 됐는데도 갚을 능력이 없어 미루는 것을 뜻합니다. 국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사실상 국가 부도(디폴트) 상태로 간주합니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물×?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이 지급유예를 선언하기도 했었습니다. 근래에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습니다. 두바이는 사막을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꿔 놓았지만 이 과정에서 엄청난 빚이 쌓여 갚지 못할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라토리엄족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물론 취업전쟁 탓입니다. 경기가 호황이어야 일자리가 늘어날 텐데 좀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큰일입니다.
공시족
공시족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학생들의 선호 직업 1순위가 남학생은 공무원, 여학생은 교사라고 합니다. 공무원이나 교사는 일반 기업에 비해 일자리가 안정적이고, 사회적 지위와 봉급이 낮지 않습니다. 또한 은퇴 후 받게 되는 공무원 연금은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아 노후 준비에도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공시족은 갈수록 늘어 2013년에는 무려 약 28만명이 공무원 시험을 봤다고 합니다. 28만명은 전체 취업준비생의 약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공시족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청년층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응시 나이 제한이 폐지돼 20~30대는 물론, 40~50대 장년층까지 공시족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수십만명이 공무원이 되겠다고 고시촌이나 도서관에서 머리를 싸매고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 불안을 생각할 때 안정적인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업난, 스펙 경쟁, 학 ?사회 등의 폐해가 낳은 한국만의 풍속도인 셈입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결코 바람직한 게 아닙니다. 우수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젊은이들이 적성도, 재능도 포기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만 찾겠다고 하면 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요즘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렵다 보니 어릴 때부터 진로와 취직을 생각해서 학교,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이스터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 등 취업이 잘되는 학교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마이스터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는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를 발전시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맞춤형 고등학교입니다. 해당 분야의 예비 장인을 육성하기 위한 취지로 2010년 처음 21개교가 문을 열었고, 현재 39개교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전국의 산업단지 지역의 우수 실업계 고교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했습니다.
이를테면 항구도시인 부산과 인천에는 해양 마이스터고가 있고, 화학산업단지가 있는 여수에는 석유화학 마이스터고가 있는 식입니다. 마이스터고는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나라 우수산업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마이스터고를 나온 젊은 장인들이 기술 강국을 이끌 주역이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입학금과 수업료를 면제해주고, 성적 우수 학생과 저소득 학생은 별도로 장학금을 받습니다. 전교생이 기숙사에 입소하고, 관련기업과 연계해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전문 기술을 배웁니다.
마이스터고와 비슷한 학교로 특성화고등학교가 있습니다. 특성화고는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양화하고 특화해 각 분야에 적합한 직업 교육을 하는 학교입니다. 전국에 300여개가 있는데 학생들의 적성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마이스터고가 산업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면 특성화고는 적성 계발에 맞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학교들이 활성화될수록 국가는 기술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알차게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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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글이 설명하는 경제 개념은?
공중 화장실과 각자 집에 있는 개인 화장실 가운데 어느 곳이 더 깨끗할까? 사람들은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은 더럽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1) 소득효과
(2) 스노브효과
(3) 베블렌 효과
(4) 무임승차 현상
(5) 공유지의 비극
[해설] 공유지의 비극은 공유지와 같은 공유자원은 소유권이 설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과다하게 사용돼 고갈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초원이 공유지라면 양이나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축이 그 초원의 풀을 마구잡이로 뜯어먹게 해 초원이 폐허로 변할 우려가 크다. 공중 화장실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므로 사람들은 공중 화장실을 개인 화장실보다 더럽게 사용할 것이다. 스노브효과는 여러 사람이 소비하는 물건을 기피하는 현상을 말한다. 베블렌효과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급하는 일종의 ‘과시적 소비행태’를 가리킨다. 스노브효과와 베블렌효과는 모두 소비 현상과 관련이 있다. 무임승차 현상은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소비해 이득을 보는 것을 말한다. 공공재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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