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함·잠수함 드나들기 시작한 제주해군기지

입력 2015-11-29 18:34  

제주해군기지 가보니…

이어도까지 4시간, 15만t 크루즈 입항 가능…내년 1월 말 준공
1.5㎞ 외곽 방파제 통행로 '해상 올레길' 명소될 듯



[ 최승욱 기자 ] 물 위 19.4m 높이의 외곽 방파제에 조성된 관광객 통행로에 올라섰다. 파도가 넘실대는 드넓은 남해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해군은 길이 1500m, 폭 15m인 이 통행로를 ‘해상 올레길’이라고 불렀다.

통행로 안쪽(북쪽)은 면적이 49만㎡에 이르는 제주해군기지다. 파도를 헤치고 항해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본관과 물결치는 파도를 상징하는 민군복합문화센터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항만과 육상 공사를 포함한 전체 공정의 94%가 진행됐다.

내년 1월 말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제주민군복합항을 착공한 지 6년 만이다. 당초 준공 예정은 지난해 말이었으나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1년 이상 완공이 늦어졌다.

◆“파고 10m 태풍에도 안전”

해군이 15만t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남(南)방파제와 함정 20척이 드나들 수 있는 동(東)방파제, 계류부두 등 제주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지난 25일 언론에 공개했다. 남방파제에는 57개의 초대형 케이슨(철근과 콘크리트로 세운 구조물)이 들어갔다. 1개 케이슨은 전용면적 25.7㎡짜리 아파트 110여채와 맞먹는 크기다. 강동길 항만건설사업단 계획통제실장(대령)은 “11층짜리 아파트 57개동에 들어갈 철근과 콘크리트로 방파제 토대를 쌓았다”며 “국내 방파제 중에서 가장 크고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초대형 태풍의 파고가 약 10m인 점을 감안해 바다 밑으로부터 39.4m 높이의 방파제를 지었다. 방파제 밖 파고는 3~4m에 달했지만 방파제 안쪽은 0.5m 정도였다.

방파제 하단에는 그리스 파르테논신전을 연상케 하는 둥근 기둥 181개를 세웠다. 회랑처럼 생긴 통로 천장과 벽면에는 화려한 색깔의 타일을 붙일 계획이다. 이곳을 제주관광의 관문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그간 방파제 2개를 짓고 부두를 설치하는 데 6500억원을 투입했다. 육상공사와 관사 건립 등을 포함해 8621억원을 썼다. 총사업비는 1조231억원이다.

◆크루즈 터미널 공사 중단 상태

해군은 다음달 1일 부대 경계와 군수 지원을 맡을 해군제주기지전대를 창설한다. 이르면 연말 부산과 경남 창원시 진해에 있는 해군 71전대와 72전대로 구성된 7기동전단이 이곳으로 온다. 이지스급 구축함 3척과 4400t급 구축함 6척이 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3척으로 구성된 잠수함 1개 전대도 이곳에 배치된다. 이지스 구축함이 부산에서 이어도까지 경제속도(시속 20노트)로 기동하면 13시간 걸리지만 제주에선 4시간이면 갈 수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출동?때도 부산이나 진해에서보다 6시간 빨리 도착할 수 있다. 잠수함은 하루가량 단축된다.

남동우 7기동전단장(준장)은 “제주기지의 수심은 11.5m에 달해 15만t급 크루즈(여객 3000여명 수용 가능) 두 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다”며 “전략적 가치가 큰 이어도를 효율적으로 방어하는 것은 물론 유사시 동·서해로 전력을 빨리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크루즈선 터미널 공사는 일부 시민의 반대로 제주도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군항 역할밖에 할 수 없는 처지다. 서귀포 강정마을 해안에 해군기지를 세우기로 결정한 2007년부터 시작된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해군은 이들의 공사 방해로 손해를 본 삼성물산에 275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했고, 구상권 행사를 위해 반대시위 주도자 등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민사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귀포=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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