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런 문제를 감안해 우주인들의 오랜 숙원이던 무중력 상태에서도 잔을 기울여 마실 수 있도록 설계한 컵을 개발했다. NASA는 앞서 지난 4월 이탈리아 커피회사가 제작한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기를 ISS로 배송했다. 그러면서 여섯 가지 형태의 투명 플라스틱 컵을 함께 실어 보냈다.
한 번에 150mL 커피를 담을 수 있는 이 컵은 민감한 전자 기계장치가 가득한 ISS 내에서 커피가 쏟아지지 않도록 주름을 냈다. 실수로 컵을 뒤집거나 떨어뜨리더라도 컵 안의 커피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설계했다. 대신 커피를 마실 때면 표면 장력을 이용해 커피가 입술까지 잘 흘러나오도록 했다. 가는 관을 액체에 담갔을 때 액체를 빨아올리는 모세관 현상을 활용해 컵 안의 커피를 끌어올리는 원리다. 마크 웨이스로젤 포틀랜드주립대 교수는 “지구에서와 똑같이 커피를 홀짝이며 마실 수도 있고 벌컥벌컥 마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ISS에 머물고 있는 미국 우주인인 스콧 켈리와 셸 린드그린, 일본 우주인인 유이 가미야(油井美也)는 현재까지 이 컵을 이용해 뜨거운 음료와 찬 음료를 마셨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2~24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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