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주문제·소기업과 협업…샤오미 등 소비자와 적극 소통

입력 2015-12-01 07:00  

기고 / 융합 시대의 산업 혁신 전략 (2) 제조업 '피드백' 읽어야


세계 안경테 시장은 사실상 독점구조다. 레이밴 오클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이탈리아 룩소티카그룹은 세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와비파커(Warby Parker)라는 작은 기업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마케팅이나 기술이 아니라 가치사슬 자체를 재편해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와비파커는 소비자가 홈페이지에서 안경테 5개를 골라 신청하면 시착용 제품을 보내준다. 소비자는 직접 안경테를 써본 뒤 마음에 드는 제품을 온라인상에서 주문한다. 약 2주가 지나면 주문했던 새 제품이 고객 집으로 배송되는데 모든 운송비는 회사가 부담한다. 구입 후 1년 이내 안경렌즈에 흠집이 나면 무료로 교환해준다. 고도로 개인화된 상품인 안경 시장에도 온라인으로 손쉽고 값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고객의 선택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는 혁신적 서비스가 도입된 것이다.

온라인 시대에는 소비자의 피드백이 제조자에 즉시 전달된다.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직접 접촉함으로써 제품화까지의 시간이 단축된다. 판매를 위해 재고를 비축하는 기존 방식은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많은 하드웨어 벤처업체는 전통적인 매장을 활용한 유통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해 재고비용을 줄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상반기 스마트폰 매출의 70% 이상을 홈페이지(www.mi.com) 등 온라인에서 올렸다. 사전주문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한 덕분이다. 제네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는 ‘퍼스트빌드’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연구개발(R&D) 속도를 높이고 크라우드 소싱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R&D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소비자와 직접 교류하려는 노력이 소비재 시장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의 주문자 상표 부착 전자기기 제조사인 폭스콘은 하드웨어 창업지원센터 ‘이노콘’을 설립해 소기업과 소통한다.

한국 제조업도 여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한국 기업은 악화일로다.

제조업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3차원(3D) 프린팅, 나노기술, 바이오테크, 빅데이터, 첨단소재,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과의 융합 등으로 표현되는 제조업 환경 변화는 단순한 응용기술의 변화를 넘어서 제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소비자와의 접촉 확대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더 나아가 협력업체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접촉 속도는 더 높여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김준철 < 딜로이트안진 전무/ 제조업 리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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