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뉴욕시가 ‘소금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번달 부터 뉴욕시에서 영업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들은 하루 권장량이 넘는 소금성분이 들어간 메뉴에 경고표시를 하도록 의무화한 것입니다.
이 표시는 다름아닌 검은색 삼각형에 하얀 소금이 들어간 양념통을 표시한 그림(사진 참조)입니다. 2300밀리그램(mg)이상, 티스푼으로 하나 정도의 소금이 들어간 메뉴에는 모두 들어갑니다. 식당을 찾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은 소금이 들어갔는지를 알게 돼 건강관리에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게 뉴욕시의 설명입니다.
뉴욕시는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있는 애플비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소금과다 섭취의 위험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표시가 있는 메뉴를 먹는 것만으로 하루 소금섭취 권고량을 모두 ‘흡입’한다는 경고입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건당 200달러의 벌금까지 부과됩니다. 다만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는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합니다.
실제 짜고 매운 한식 못지 않게 미국의 패스트푸드에도 적지않은 소금이 들어갑니다. 미국서 인기있는 멕시칸 음식체인점 치폴레의 인기메뉴인 치킨 브리또엔 2380mg의 소금이 들어갑니다. 점심 한끼만 먹어도 ‘가볍게’ 하 ?권장량을 넘어갑니다. 여기에 감자칩과 토마토 살사 샐러드를 곁들이면 소금섭취량은 3300mg까지 올라갑니다.
한국서도 인기있는 맥도날드 햄버거는 490mg에 불과(?)하지만, 더블치즈버거로 용량을 늘리면 1310mg로, 여기에 베이컨을 추가하면 1480mg로 소금량이 증가합니다. 비스킷이 딸려나오는 핫케이크 아침메뉴를 먹으면 하루 권장량과 맞먹는 2010mg의 소금이 따라 옵니다.
그렇다면 소금이 얼마나 건강에 위험할까요. 뉴욕시는 2013년 염분의 과다섭취가 원인이 되는 고혈압 등 심장질환으로 1만7000여명이 숨졌다는 통계까지 공개했습니다. 고혈압 외에 당뇨, 만성신장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친절한 설명도 뒤따랐습니다. 미국 심장협회는 51세가 넘는 경우 하루 소금 섭취권고량을 1500mg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인의 평균적으로 이보다 배가 많은 3400mg의 소금을 섭취합니다. 그리고 이중 3분의 1은 외식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합니다. 뉴욕시가 이번에 소금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유입니다. 뉴욕시의 식당 메뉴에는 이미 트랜스지방과 열량까지 표시돼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소금 함유량까지 추가된 셈인데 과연 건강을 걱정하지 않고 먹을만한 메뉴가 남아있긴 할까요.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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