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적연금(GPIF)이 3분기에 74조원 손실을 낸 이유

입력 2015-12-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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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도쿄 특파원)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지난달 31일 ‘3분기 운용실적’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기자간담회를 중계방송했습니다.

3분기 사상 최대인 7조8899억엔(약 74조원)의 운용손실을 기록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고 일본 국민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려는 의도였는데요.

일본 공적연금의 ‘3분기 운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GPIF 수익률은 마이너스 5.59%였습니다. GPIF가 연금 운용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세 번째로 나쁜 분기 수익률로, 손실 규모는 사상 최대였습니다.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 수익률을 끌어내렸습니다.

GPIF는 지난해 10월말 일본과 해외 주식 비중을 각각 25%로 높이는 내용의 운용자산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그동안 주식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9월말 기준 일본 주식 비중은 21.35%로 1년 전보다 3.5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6월말 20,000선을 넘던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9월말 17,000대로 떨어지면서 일본 주식 투자에서만 4조3154억엔의 손실이 났습니다. 해외 주식 투자 부문 손실도 3조6552억엔에 달했습니다. 해외 채권 투자에서도 2408억엔 손실을 냈으며 일?채권에서만 유일하게 3022억엔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GPIF는 주식 비중을 확대한 상황이어서 일시적으로 손실을 내긴 했지만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전체를 보면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7일 기준 1조9000억엔가량 운용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후생노동성 관계자도 “이번 손실로 연금지급액이 줄어드는 일은 없다”며 불안감 확산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GPIF가 전체 자산의 절반을 일본 국내와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로 한 이상 시장상황에 따라 분기별로 손익이 크게 출렁이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한 주식 비중 확대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GPIF 이사장에게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고 있는 현재 운용체제를 합의제로 바꿔 운용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3개월간 운용 성적에 국민들이 일희일비하고 있다”며 “GPIF가 주식 투자비중을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국민들이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GPIF의 운용자산이 불었다 줄었다하면서 일본 국민들의 기분도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할 겁니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비중 확대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소한 GPIF같이 국민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얘기는 안 나와야할 것 같습니다. (끝)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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