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12도'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 출시…과일소주 구원투수?

입력 2015-12-01 16:59  


[ 김아름 기자 ] 롯데주류가 ‘순하리’ 신제품의 도수를 더 낮췄다. 순하리 처음처럼이 14도로 출시된 지 8개월 만이다.

1일 롯데주류는 사과맛 소주 리큐르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도수는 12도. 14도짜리 순하리가 출시된 후 경쟁사에서 13.5도, 13도 소주 리큐르를 출시하며 저도수 경쟁을 가속화하자 기존 순하리보다 2도나 낮은 12도로 내놓았다.

그 동안 소주 시장이 꾸준히 저도수 경쟁을 펼쳐 왔지만 한 번에 2도를 내려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과일소주가 경쟁 제품으로 지목하던 매화수(14도)나 청하(13도)보다 확연히 낮은 도수를 내세웠다. 기존 과일소주들이 공통적으로 소주의 알코올 향이 강하다는 불만이 있었던 만큼 도수를 낮춘 것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이전 순하리 유자나 복숭아보다 알코올의 독한 향이 줄어들었다"며 "상대적으로 과일향이 더 강하게 느껴져 마실 때 부담이 덜 하다"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과일소주 판매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과일소주’ 이슈가 지나간 상황에서 신제품이 반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과일소주 매출은 여름에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A편의점의 과일소주 판매 실적을 보면 7월에 26.2%를 차지했던 과일소주 매출 비중은 11월에는 12.2%까지 떨어졌다. 롯데주류가 순하리의 성공 때문에 지나간 트렌드를 놓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롯데주류 측은 “순하리를 주력 상품으로 삼기보다는 기존 소주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위한 틈새 시장 공략 제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존 순하리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알코올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수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올 여름만큼은 아니지만 저도수와 과일향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분명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맛과 도수의 신제품 출시는 의의가 있다는 주장이다.

처음 과일 칵테일 소주 열풍이 불었던 90년대 말과 달리 음주 연령이 낮아졌고 여성 음주인구도 많아진 만큼 저도수, 단 맛 주류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절정일 때 20~30%를 차지하던 정도는 아니겠지만 꾸준히 10%대 점유율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7월을 정점으로 과일소주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저도수를 선호하고 기호가 다양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과즙, 탄산 등을 첨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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