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서 금맥 캐는 ICT(상)] '눈'에 힘주는 스마트폰…일반인도 영화감독처럼

입력 2015-12-02 09:56  

진화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멀티미디어 소통 채널로 우뚝



'동영상' 콘텐츠가 ICT(정보통신기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짤막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모바일 동영상 시대를 맞아 전자업계, 이동통신사, 플랫폼 업체들의 대응과 전략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 지난 10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10' 출시 현장.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의 짧은 PT(프리젠테이션)가 끝나고 불이 꺼졌다. 대신 V10으로 촬영한 단편 영화가 장내를 밝혔다. 신제품 발표회보단 영화 시사회에 가까운 현장이었다. 촬영 기능을 강화한 V10의 특징을 담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든 장진 감독은 "최대한 가공을 하지 않고 촬영한 영상"이라며 "이용자들도 손쉽게 동영상을 찍고 편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눈'에 힘을 주는 스마트폰들이 대세다. 고가 프리미엄폰뿐 아니라 중저가폰에도 해당되는 얘기? '셀피족'을 겨냥한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상향평준화된 결과다. 사진·동영상 촬영에 편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유 기능까지 더해져 스마트폰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 채널이 됐다.

◆ 스마트폰 카메라 상향평준화…중저가폰으로도 고성능 촬영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는 다 거기서 거기죠."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는 스마트폰의 가격대와 상관없이 카메라 화소부터 해상도 등을 좌우하는 이미지 센서, 다양한 촬영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출고가 60만원 미만의 중저가폰에서도 고사양 카메라 기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LG전자와 구글의 합작폰 '넥서스5X'도 그중 하나다. 출고가는 50만원(16기가바이트·GB 모델, SK텔레콤 기준)이지만 카메라 성능은 프리미엄폰 못지 않다. 넥서스5X는 1230만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적용했다. LG전자의 프리미엄폰 'G4'와 동급인 이미지센서를 내장한 카메라다.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1.55μm(마이크론픽셀)로 키웠다. 더 많은 빛을 흡수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여인관 LG전자 넥서스5X 개발 총괄(상무)는 "사람들이 대부분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실내 촬영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기능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캠코더나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하던 카메라 렌즈를 스마트폰 용도로 냇또杉募?설명이다.

화소 경쟁에서는 격차가 없어진지 오래다. 중저가폰 '루나'와 '갤럭시J7'는 전면 500만 화소, 후면 13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프리미엄폰 '갤럭시S6'(전면 500만·후면 1600만 화소), 아이폰6S(500만·1200만 화소), LG V10(500만·1600만 화소)과 차이가 크지 않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차별화 요인이 희석되고 있다"며 "그나마 하드웨어 사양은 디스플레이 화질과 카메라 성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촬영부터 편집·공유까지…다음 스텝은 '멀티 카메라'

최근에는 사진·동영상 촬영뿐 아니라 이를 편집·공유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전문가급 비디오 촬영 기기로 진화한 셈이다.

'퀵 비디오 에디터' 기능을 구현한 V10이 대표적이다. V10으로 촬영한 영상은 '15초 자동 편집'으로 간편한 편집이 가능하다. 지루하게 반복되거나 뭉개진 부분을 알아서 잘라주는 방식이다. 편집을 마치면 자주 사용하는 SNS 목록이 나타나 영상을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전자업계가 카메라에 힘을 주는 것은 스마트폰으로 일상을 찍고 공유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다. 스마트폰이 음성이나 문자를 넘어 멀티미디어로 소통하는 도구가 됐다는 얘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도구를 넘어 普矛糖?만들어내고 있다"며 "상시 휴대성을 바탕으로 이미지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향후 스마트폰은 멀티 카메라로 보폭을 넓힐 전망이다. 이미 LG전자는 V10을 필두로 전면 듀얼(이중) 카메라 시대를 열었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S7'도 전면 듀얼 카메라를 장착할 예정이다. 애플 역시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화소와 성능이 한계에 근접하면서 듀얼 카메라가 다음 단계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증강현실이나 안면인식 등이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의 성능이 진일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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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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