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CB가 기대 이상의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반등 계기를 찾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부터 단 6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2조256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다. 이 같은 외국인 자금이탈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 기조가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ECB에서도 양적완화가 확대될 경우 유로화 약세로 이어져 달러는 더욱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ECB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의미 있는 정책 변화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에서 추가 양적완화 결정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유럽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한 지 채 1년이 안 됐지만 이번 회의에서 추가적인 통화완화책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과거에도 중요한 정책 결저잉 있을 때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을 발표해왔다"며 "ECB 추가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상당히 반영돼 있더라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도했다.
이번 ECB 회의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월 자산매입 규모의 확대와 기간 연장,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다.
현재 월 600억 유로의 자산매입 규모에 추가로 100억~150억 유로가 확대되거나 기간이 내년 9월 이후로까지 연장될 수 있다. 현재 -0.2% 수준인 예금금리가 추가적으로 10~20bp(1bp=0.01%포인트)를 인하되 가능성도 있다.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문제는 현실적으로 ECB가 쓸 수 있는 정책옵션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전면 수정 수준까지 높아진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예금금리 인하 정도가 이번 회의에서 내놓을 수 있는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CB 결과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 오히려 유로화 약세가 진정되고 추가적인 환율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로화 약세가 진정되면 강세 일변도를 보였던 달러화 인덱스도 숨고르기를 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유로화 선물 매도 포지션이 양대 위기 이후 최대수준까지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대에 못 미치는 회의 결과는 오히려 금융시장에서 반작용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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