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일자리 창출 비결은 '노사정 평화대타협'
시·한노총 컨소시엄 구성
중견기업 15곳과 교육 MOU…실무자가 현장 노하우 전수
맞춤형 인재로 구인난 해결…노사정 협력사업 모범사례로
[ 오경묵 기자 ] 대구시는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15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구시의 일자리 창출 성공 비결은 기업(구인자)과 노동단체가 협력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한 데 있다. 대구시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역본부는 지난해 9월 ‘대구 노사정 평화대타협 선포’ 이후 올해 초 컨소시엄을 구성해 ‘뉴스타트 청·중·장년 현장중심 맞춤인력양성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노총 대구본부는 제조업 현장 근무 기피로 기계 자동차 등 지역 주력산업 및 금형 등 ‘뿌리산업’ 업체들이 기술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취업 의욕이 있는 미취업자들은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 기계 자동차 금형 등 뿌리산업을 타깃으로 한 교육 및 인력양성사업을 추진했다. 대구의 에스엘, 한국파워트레인 등 중견기업 15개사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현장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업 실무책임자가 산업현장의 실전 노하우를 전수하게 했다.
대구시와 한국노총 대구본부는 올해 70명을 교육해 48명을 취업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51명이 취직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교육 희망자도 대기 상태여서 내년에는 사업 규모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투쟁 중심의 노동단체가 기업, 지자체와 협력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서울의 연예인기획사에서 매니저를 하다 이 교육에 지원한 정재훈 씨(28)는 품질관리 교육을 받고 한국파워트레인의 협력회사인 정우IND에 취업했다. 정씨는 입사 2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26명이 근무하는 조의 조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정씨는 “많은 구직자가 대기업을 선호하지만 품질관리업무는 적용 분야가 다양하고 머리도 써야 하는 업무라 평생을 투자할 만한 일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이 회사 서영호 이사는 “직원 50~200명 사이의 중소기업들이 현장인력을 구하는 데 애를 많이 먹는데, 기업과 근로자 사정을 두루 잘 아는 한국노총이 맞춤형 인재를 배출해주니 너무 고맙다”며 “두 달간 일했지만 1년을 일한 근로자보다 일을 더 잘해 조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정옥 한국노총 대구본부 사무국장은 “여러 분야의 직업훈련기관이 있지만 노동단체가 교육하다 보니 회사가 어떤 인재를 원하고 구직자는 어떤 조건의 직장을 찾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교육과 취업을 연계할 수 있었다”며 “중견기업의 이사급 이상 임원과 경영자단체 등을 운영위원회에 참여시킨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한국노총 대구본부는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성산산업단지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순환버스도 4대 운영해 하루 1300여명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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