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24시간 문여는 가락몰…가락시장의 '화려한 변신' 이끈다

입력 2015-12-04 07:02  

Cover Story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21만㎡ 가락몰 이달 말 개장
판매동엔 1106개 직판매장 입주, 층별로 대형 주차공간 갖춰 '편리'
테마동은 수산·축산물 등 5개관, 한국의 대표 먹거리·식문화 체험
업무동엔 컨벤션센터·도서관까지



[ 강경민 기자 ]
지난 1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시장은 농산물을 손질하는 상인들로 붐볐다. 두툼한 패딩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상인들이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다. 김장철이 끝나가는데도 아직 팔리지 않은 무와 배추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각 직판장으로 농산물을 실어나르는 트럭들로 시장 내부 도로의 차량 통행이 정체될 정도였다. 하수구와 바닥에서 풍기는 매캐한 냄새, 시장 바닥에 고인 웅덩이 등은 30년 역사만큼 낡은 가락시장의 현주소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 가락시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 동쪽에 들어선 18층짜리 건물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신축 건물이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달 말 개장을 앞둔 가락몰이다.

가락몰 이전으로 편리해지는 물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의 선진 돋탐첵뵀?도입 및 물류 효율화를 위해 3단계에 걸친 시설 현대화 사업을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시설 현대화사업 1단계 사업으로, 직판상인이 이전할 가락몰은 지난 2월 준공, 같은 해 6월 서울시에서 사용승인을 받았다. 1단계 현대화 사업엔 2806억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서울시는 현 직판 시장을 가락몰로 이전해 그동안 혼재돼 있던 도매와 소매 판매장을 분리할 계획이다. 영업 공간 분리를 통해 혼잡도를 개선하고, 도·소매 분리로 허가상인과 임대상인 상호간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대규모 물류와 소규모 물류의 혼재로 인한 물류 비효율성도 가락몰로 이전하게 된 배경이다.

가락몰은 총면적 21만958㎡의 종합식품시장으로 청과·수산·축산·식자재 등 1106개 직판점포가 들어서는 판매동과 각종 먹을거리를 체험하는 테마동, 보육시설과 도서관, 쿠킹스튜디오, 컨벤션센터 등 지원시설이 있는 업무동 등 7개 시설로 구성된다.

가락몰의 핵심 시설인 판매동은 지하 3층과 지상 3층 건물로 조성된다. 지하 1층에는 청과·채소시장이, 지상 1층에는 수산·건어물·축산 시장이 현 직판 시장에서 이전한다. 지상 2층과 3층은 식자재와 식음 매장이 모인 식품 종합 판매 시설, 지하 2층에는 냉동·냉장 창고와 가공처리장 등이 들어선다. 판매동의 가장 큰 강점은 물류가 한층 편리해진다는 점이다. 판매동은 법정 의무 주차 면수의 174% 수준인 2078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다. 물류 효율화를 위해 각 층에 있는 판매장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는 구조다. 문춘태 임대사업본부 영업지원1팀장은 “기존에는 주차공간이 500여대로 협소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며 “가락몰은 층별로 주차할 수 있어 물건을 산 뒤 운반하기가 편리하다”고 말했다.

대로변과 인접해 지상 1~3층에 조성되는 테마동은 5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테마동은 △수산물관 △식문화관 △친환경관 △축산물관 △연회관으로 구성된다. 특색 있는 테마 식음시설과 판매시설을 한자리에 모아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와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동은 지하 3층에 지상 18층 건물로 조성됐다.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무실뿐 아니라 컨벤션센터, 도서관, 쿠킹스튜디오, 보육시설 등 시민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최첨단 시설 자랑하는 가락몰

지난달 기준으로 판매동 이전 대상 점포 1106개 중 64.5%인 713곳의 점포 배정이 완료됐다. 수·축산 직판 및 편의시설 445곳은 100% 배정이 끝났다. 청과 직판점포는 전체 661곳 중 40.5%인 268개의 배정이 끝나 다소 더딘 진행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전이 더딘 것은 이전을 반대하는 상인과 희망하는 상인이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날 찾은 가락시장 곳곳에도 ‘가락몰 이전 반대’ 현수막과 벽보가 붙어 있었다.

이전에 반대하는 상인 측은 판매동 지하 1층의 물류 혼잡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또 농산물을 실어나를 대형 트럭의 유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하에 들어선 청과시장의 환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하 1층에 대한 전문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 물류 혼잡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너비 71m의 대형 출입구 세 개가 있는 데다 네 곳의 지상 연결 램프, 9개의 화물 엘리베이터, 두 개의 무빙워크가 있어 오히려 물류 혼잡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또 3.5t 트럭의 유턴이 가능하고, 5t차는 T턴이 가능한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하 1층엔 시간당 3~7회 환기로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등을 기준치 이내로 관리하는 환기시설도 갖춰져 있다.

다만 공사 측은 이전에 반대하는 청과 상인들과 계속 대화를 통해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도매권역과 가락몰 판매동 지하 1층을 연결하는 통로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판매동 인·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점포 배정이 마무리된 수산·축산직판매장과 편의시설은 이달 말 우선 개장하고, 청과 직판매장은 일부 상인과 협의한 뒤 내년 초 추가 이전할 계획이다.

정준태 임대사업본부 사업전략팀장은 “이전에 반대하는 일부 청과 상인들과도 공청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화할 예정”이라며 “가락몰 개장이 상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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