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부부, 심혈관질환·우울증·비만도 닮는다"

입력 2015-12-0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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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교수

생활습관 비슷한 부부, 질병도 서로 닮아가
남편이 고혈압 앓는다면 아내도 질환 발생 확률 2배 높아



[ 이지현 기자 ]
오랫동안 함께 산 부부는 심혈관 질환 위험도도 닮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음식, 운동 등의 생활습관이 비슷해 같은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팀이 40~75세 부부 520쌍을 조사했더니 배우자들은 서로 비슷한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다. 조사 결과 대표적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인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한쪽 배우자에게 있으면 다른 배우자에게 있을 가능성이 위험인자가 없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각각 2.5배, 2배 컸다.

한쪽 배우자에게 우울증과 비만이 있으면 다른 배우자가 이들 증상을 호소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3.8배, 1.7배 높았다. 김영식 교수는 부부의 비슷한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질병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쪽 배우자가 아침 식사를 거르면 다른 배우자도 함께 식사를 거를 위험이 아침을 먹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7배 높았다. 불규칙한 식생활도 닮았다. 한쪽 배우자의 식생활이 불규칙하면 다른 배우자의 식생활이 불규칙할 위험도가 3.8배 높았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한쪽 배우자가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다른 배우자도 운동하지 않을 위험이 2.4배 높았다. 김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오랜 세월 함께 산 중·노년 부부가 심혈관 위험인자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부간 위험요인이 일치하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결혼 초기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사회경제적 환경과 생활습관이 비슷한 남녀가 결혼하기 때문”이라며 “결혼 중기 이후 부부는 결혼 후 같은 환경에서 함께 생활하며 생활습관이 서로 닮아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우울증 등으로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면 배우자도 함께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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