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슬람 정서 자극 발언…트럼프 지지율 크게 올라

입력 2015-12-07 18:57  

테러 여파…프랑스·미국 휩쓰는 '극우 파워'


[ 박수진 기자 ] 미국에서도 테러에 의한 공포 확산으로 극우성향 정치인의 입지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내년 대통령선거 공화당 경선 후보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프랑스 파리 테러 사태와 미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총격사건 후 미국인의 반(反)이슬람 정서를 자극하며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과 중동대책 등을 ‘무능에 따른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대규모 지상군 투입 등 강력한 대(對)테러 전쟁을 주문하고 있다. 또 “9·11사태 때 이슬람인들이 환호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무슬림 공동체 데이터베이스(DB)화와 모스크 폐쇄 등 반이슬람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CNN과 미국 전략연구컨설팅(ORC)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36%로, 한 달 반 전인 10월 중순(27%)보다 9%포인트 올랐다. 트럼프는 한때 일부 지역에서 지지율 1위 자리를 빼앗겨 대세론이 꺾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파리 테러 사태 이후 특유의 거친 언사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2위 후보인 테드 크루즈(16%)와의 지지율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CNN은 트럼프가 경제 해결능력(41%)뿐 아니라 IS 대응능력(31%), 이민정책(34%) 등에 대한 신뢰도에서 다른 공화당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선판뿐 아니라 미 의회에서도 ‘프리덤 코커스’ 같은 극우 보수성향 모임의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프리덤 코커스가 단순한 당 개혁 문제에서 벗어나 내년 예산안 처리와 세제 개혁, 이민법 개정안, 대테러대책, 내년 대선 등 더 많은 이슈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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