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000만명 이용 지도 앱과 결합
T맵, 언제 출발하는 게 좋을지 알려줘
김기사, 교통 정보 1분 단위로 업데이트
[ 이호기 기자 ]
네이버가 ‘T맵’ ‘김기사’가 양분하고 있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인터넷업계 1위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로 무장한 네이버가 향후 이들과 치열한 ‘내비게이션 전쟁’을 펼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최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네이버 지도’에 길 안내 기능을 추가했다. 그동안 이동 경로만 표시했지만 이제 T맵이나 김기사처럼 운전자의 위치를 파악해 실시간 길 안내까지 해준다. SK텔레콤 가입자 외에는 유료로 서비스하는 T맵과 달리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무료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에 우선 적용했으며 애플 iOS 버전도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다.
네이버, 지도 앱과 결합
네이버는 장소 검색과 대중교통·자동차·자전거·도보 빠른 길 찾기, 거리뷰, 항공뷰 등 기존 지도 앱 기능과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빠른 길 찾기’에서 현 위치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추천·최단·무료(통행료) 경로를 구분해서 보여준다. 여기서 내비게이션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길 안내가 시작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맵피’로 잘 알려진 내비게이션업체 현대엠엔소프트(현대자동차그룹 계열)와 공동 개발해 이번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사전 테스트에서도 기존 내비게이션 앱과 품질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내비게이션에 음성 검색과 주변 검색뿐 아니라 차량 내부에 부착된 단말기와의 미러링 기능도 지원할 계획이다.
T맵, 최적 경로 알고리즘
200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T맵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800만건을 넘어섰다. 월 사용자 수는 800만명, 이용 건수는 4억5000만건에 달한다. 월 사용자 200만명, 이용 건수 1억2000만건 수준인 김기사를 앞선다.
T맵은 ‘길 찾기 알고리즘’을 통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러 경우의 수에 대비해 알고리즘을 갖추고 어떤 길로 가면 가장 효율적인지 알려준다. ‘언제 갈까’란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에 출발했을 때와 오전 11시에 출발했을 때 소요 시간을 예상해서 답을 내놓는다. 데이터베이스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지난 13년간 쌓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노하우와 3만5000여대에 달하는 제휴 차량이 보내주는 실시간 교통 정보를 분석해 최적 경로를 찾아주는 T맵의 기술력을 다른 회사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T맵은 SK텔레콤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한 달 이용료 4000원, 연 이용료 4만원을 내면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김기사, 매 1분 업데이트
김기사는 100% 사용자 기반으로 다른 사용자들의 현재 경험을 중시한다. T맵은 전국에 5만대 규모로 운영 중인 나비콜과 SK주유소 트롤리카 등에서 생성하는 교통 정보를 기반으로 5분 단위로 경신한다. 김기사는 이용자 간 교통 정보를 1분 단위로 업데이트한다. 다른 회사 서비스보다 현재 도로 상황이 훨씬 더 빨리 반영되는 것이다.
증가세도 김기사가 압도적이다. 5년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했고 최근 성과지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5월 카카오가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을 626억원에 인수하면서 플랫폼 파워도 갖췄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 지도 앱에서도 김기사를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통신사와 관계없이 무료로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율주행차 등 확장성도 커
국내 주요 기업이 줄줄이 내비게이션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위치·교통 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한 실시간 위치 정보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가령 특정 관광지를 찾은 사용자에게 인근 맛집 정보와 함께 할인 쿠폰을 보내주는 방식도 가능하다. 무인차, 배송, 운송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차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류·운송에서도 활용 가치가 크다. 배송 목적지나 승객이 있는 위치와 도착할 때까지의 교통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신속 정확한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앱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에 김기사를 적용한 데 이어 내년 출시 예정인 대리운전 서비스에도 연계할 방침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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