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방송콘텐츠 강화
싸이월드 실패서 교훈 얻어
[ 안정락 기자 ] “통신 3사가 바라보는 지향점이 한 곳이면 모두가 힘듭니다. 각자 잘하는 분야를 찾아 자기의 갈 길을 가야 합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사진)이 지난 7일 서울 부암동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행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장 사장은 “통신 3사는 강점이 다른 만큼 서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는 투자로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유료방송 1위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추진과 관련해 무선통신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SK텔레콤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인가를 받아 내년 4월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는 “예를 들어 유선 부문에서는 SK텔레콤이 KT를 절대로 못 이길 것”이라며 “KT의 유선 인프라는 나름의 가치가 있고 SK텔레콤의 강점은 또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CJ헬로비전 인수 등으로 SK텔레콤을 세계적인 미디어회사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CJ헬로비전 인수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은 지난 9월부터”라며 “서로가 요구하는 조건이 맞아떨어져 대화를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은 콘텐츠를 잘 만들도록 도와주고 이를 효과적으로 가입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제한 규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방송법에는 2018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한 회사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가진 KT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29.1%,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의 점유율은 26.1%로 높아진다. 그는 “일몰 연장 필요성은 그때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취지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싸이월드 사업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장 사장은 “과거 싸이월드는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과거 방식을 고수해 경쟁에서 뒤처졌다”며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때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먼저 주도적으로 치고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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