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짬뽕라면 대전' 평정
올해 고급 중화풍 라면 대세
[ 강진규 기자 ]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 식품 매장에서 나는 매콤한 짬뽕 국물 냄새에 소비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뚜기 ‘진짬뽕’의 시식행사 자리였다. 오뚜기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짬뽕 라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올여름 프리미엄급 짜장 라면이 인기를 끈 데 이어 진짬뽕이 겨울철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면서 프리미엄 중화풍 라면이 시장의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진짬뽕은 지난 10월15일 출시된 이후 50일을 맞은 지난 3일 10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하루 평균 판매량은 20만개로, 올해 라면업계 최고 히트상품 ‘짜왕’이 출시 30일 만에 600만개를 판매한 것과 비교해 같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진짬뽕의 성공 이후 농심 맛짬뽕, 팔도 불짬뽕, 삼양식품 갓짬뽕 등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진짬뽕의 기세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한 해물맛 소스로 맛을 내고 기존 라면보다 두꺼운 3㎜의 면을 사용해 쫄깃한 중화요리의 맛을 살린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건더기 스프에 오징어, 게맛살, 청경채, 양배추, 당근, 파, 목이버섯, 미역 등을 넣은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유통 채널에서 대대적인 시식행사를 연 것도 초기 제품 인지도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시식행사 때 진짬뽕을 먹어본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사진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매출이 빠르게 늘었다는 것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진짬뽕이 언급된 횟수는 3379회로 짬뽕라면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배우 황정민 씨를 광고모델로 내놓은 유튜브 영상광고도 약 400만명이 시청하는 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까지 진라면, 진짜장과 함께 1200명에게 여행상품권, 울트라북, 스마트워치, 기프티콘 등 경품을 주는 ‘오뚜기 진진진 경품이벤트’를 연 것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농심 짜왕에 이어 진짬뽕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올해 라면 시장은 ‘중화풍의 프리미엄 라면’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짜왕은 다시마 분말을 첨가해 쫄깃한 식감을 낸 3㎜ 두께의 굵은 면과 정통 짜장의 풍미를 살린 스프를 앞세워 지난 4월 말 출시됐다. 5월 80억원의 매출을 올려 월간 라면 시장 2위에 오른 뒤 6개월째 같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짜왕의 6개월 누적 매출은 약 700억원이다. 내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순위에서도 2위에 오를 것으로 농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짜왕이 촉발한 중식 열풍이 국물 라면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중식의 대표 국물 요리인 짬뽕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짜왕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중화풍 라면의 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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