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실패 후 급락세를 보이며 2009년 2월 이후 최저수준인 배럴당 37.65달러까지 하락했다"며 "중국 경제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신흥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정례회의에서 산유국들은 공식 생산량을 일간 3000만배럴에서 3150만배럴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는 급락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32달러(5.8%) 낮아진 37.65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경제 지표도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했다. 지난 11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대비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 2.9% 감소보다 낮은 수치다. 11월 수입도 작년보다 5.6% 하락했다.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조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6거래일 만에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도 2조원을 넘어섰다.
이 연구원은 "오는 10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를 앞두고 외국인의 수급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15일에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어 외국인의 선물매도와 비차익 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압력을 재차 높이고 있다"며 "매크로와 실적 상승동력 부족으로 신흥국 주식시장 전반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환차손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당분간 보수적인 시장 대응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달러화 강세 압력과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수급부담 등으로 상승전환하기 힘들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중소형주와 내수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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