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를 강타한 '복고' 열풍이 증시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인기를 끌면서 복고가 다시 유행하자 이 드라마와 관련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가 1990년대 향수를 자극했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응답하라 1988'로 1980년대 추억과 함께 주가도 응답하는 모습이다.
◆ CJ E&M 강세…광고 단가 UP 실적 청신호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인 '응답하라 1988' 시청률이 고공행진하자 제작사인 CJ E&M 주가는 첫 방송(11월6일) 이후 지난 9일까지 3.9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CJ E&M이 상장돼 있는 코스닥지수 수익률(-4.34%)을 8.27%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응답하라 1988'은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케이블방송임에도 평균 시청률이 14%에 육박해 지상파 드라마 인기를 위협할 정도다.
이에 따라 드라마가 방영되는 토요일 프라임 시간대 광고 단가는 최근 전달보다 2배 가량 올라 CJ E&M 실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박상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응답하라 1988'의 광고 단가가 1035만원으로 전달보다 크게 상승했다"며 "CJ E&M은 높아진 콘텐츠 경쟁력이 광고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4분기 방송 부문은 다른 케이블채널이나 종편과 비교해 광고 성수기 효과를 확실하게 누릴 것"이라며 "채널 경쟁력이 상승함에 따라 방송 부문 매출이 추정치를 웃돌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 유통 '복고 마케팅' 효과…주가도 고공행진
'응답하라 1988'이 불 지핀 복고는 유통업계로도 번져 이들의 주가까지 뜨겁게 하고 있다.
드라마 상에서 주인공들이 먹고 마신 과자(꼬깔콘, 치토스)나 맥주(크라운)등이 복고 마케팅과 맞물려 다시 주목받자 관련업체 주가도 수직 상승 중이다.
지난 달 6일 이후 농심, 오리온 주가는 12% 넘게 올랐고 하이트진로도 6% 이상 뛰었다. 롯데제과의 경우 3% 대 강세를 보이다가 일본 롯데의 지분 매입 소식이 더해지며 11% 이상 치솟았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은 '응답하라 1988'로 인한 복고 인기를 마케팅에 잘 활용한 덕분"이라며 "드라마로 인해 복고가 전 세대에 걸쳐 폭넓은 인기를 끌며 다양한 업계가 수혜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제과는 응답하라 이전 시리즈에서 '간접 ㅀ?#39;(PPL)로 매출 상승 효과를 얻은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크라운맥주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역시 1980년대 디자인을 적용한 백설햄 88 에디션을 출시해 복고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복고가 사랑받는 것은 경기 불황과도 맞물려 있다"며 "앞으로도 과거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장수 제품을 보유한 업체와 복고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 업체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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