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포효·질주하는 호랑이 컴퓨터그래픽 대만족…관객들도 박수칠 걸요"

입력 2015-12-10 17:41  

16일 개봉 '대호'서 조선 명포수 천만덕 역 최민식

"대호는 공포의 대상이자 영물
일제의 무차별적 가죽 수탈에
조선 명포수도 저항했죠"



[ 유재혁 기자 ] “호랑이 컴퓨터그래픽(CG)이 걱정되고 불안했죠. 하지만 완성작을 보니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대호(大虎·큰 호랑이)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관객들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겠어요. CG가 어설펐다면 139분 동안 관객을 몰입시키는 데 실패했을 겁니다. 기술팀이 대단한 일을 했습니다. 다른 CG업체들도 자극받을 겁니다.”

배우 최민식(53·사진)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대호’의 CG 호랑이 캐릭터를 극구 칭찬했다. 시사회 때 공개된 영화에서는 몸무게 400㎏, 길이 380㎝의 대호가 지닌 무게감과 속도감이 객석에 그대로 전해졌다. 숲을 가로지르는 호랑이의 질주와 포효가 귓가와 가슴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지난해 사상 최대 관객(1761만명)을 모은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 역을 해냈던 그가 ‘대호’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마지막 명포수 천만덕 역을 맡았다. 그가 주연한 영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 사나이픽처스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10일 서울 부암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대호는 CG로 나중에 그려넣었으니까) 저 혼자 연기하면서 처음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군요. 답답하고 막막했지만 점점 재미있어지더군요. 호랑이가 곁에 있다고 상상하면서 즐겼어요. 이름도 ‘김대호’라고 지었죠. ‘컷!’ 소리가 나면 대호도 한쪽 구석으로 가서 물을 마실 것 같았어요. ‘김대호, 너 왜 스탠바이 안 해!’ 이런 농담도 해가면서 말이죠.”

‘대호’는 흔한 사냥꾼 얘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호랑이의 왕’ 격이던 대호는 공포의 대상이자 산군(山君)으로 불리던 영물이었다. 이 때문에 포수들도 대호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을 점령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호랑이 가죽을 얻기 위해 수많은 포수와 군인을 동원했다. 폭약을 터뜨리며 산짐승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였다. 이런 상황에서 천만덕과 대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말로 이끌어간다.

“천만덕은 요즘 시대에 되새겨볼 만한 가치관을 지녔습니다. 한마디로 예의를 아는 사람입니다. 함부로 살생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잡았죠. 그게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관이었습니다. 조선을 착취하고 억압한 일제와 대비되는 것이죠. 복수심에 불타 대호를 잡으려는 다른 사냥꾼과도 대비되는 거고요.”

천만덕은 일제의 침략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는 않는다. 그는 ‘왜놈들 세상’임을 수긍하고 사는 민초일 뿐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일제로부터 우리의 가치를 若聆漫??안 된다고 여긴다. 대호도 마찬가지다.

“기록을 보면 대호는 꼭 명포수에게만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목숨을 맡길 사람을 알아봤다는 거지요. 천만덕은 불교적인 세계관으로 표현하면 허물과 업보를 아는 사람이죠. 아내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것도 남을 탓하기 앞서 자신의 업보라고 받아들입니다. 그 둘이 예상외의 선택을 하는 거지요.”

그는 흥행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관객 수에 취해 살면 안 되는 것은 맞아요. 인생이 피곤해지니까요. 배우는 만드는 재미에 취해 살아야 합니다. 물론 저도 속물이라 흥행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렵지요. 자본과 창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본가들도 문화상품에 투자했다는 뿌듯함을 얻게 될 겁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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