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가 참여하나
(2) 구속력은=강제성 없어…불이행 땐 비난
(3) 개도국은=선진국이 연 1000억달러 지원
(4) 한국은=030년 배출예상치 대비 37%↓
(5) 기업엔=환경설비 등 12조 신시장 열려
[ 심성미 기자 ] 지난 2주간 협상 끝에 도출된 신(新)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 협정’의 핵심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지구 온도 상승분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최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96개 협정 참여국은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미 제시했다. 이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국제사회는 5년마다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파리 협정’의 핵심 내용을 다섯 가지 문답으로 풀었다.
누가 얼마나 줄이나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총 196개국이 협정에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일부 선진국만 참여한 기존의 교토의정서와 가장 다른 점이다. 협정 참여국 중 한국을 포함한 187개국은 이미 온실가스 감축목표서를 자발적으로 제출했다. 제출한 목표는 수정없이 그대로 이행하면 된다. 다만 2020년부터 5년에 한 번씩 새로운 감축목표를 UN에 내야 한다. 여기엔 종전 목표보다 더 높은 수치 목표가 포함돼야 한다.
국제법적 구속력 있나
협정 참여국이 자발적으로 정한 감축목표에는 국제법적 구속력을 부과하지 않았다. 야당인 공화당이 의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의회 비준이 사실상 불가능한 미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라에 대한 벌칙 조항은 없다.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비난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각국은 국내법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할 수 있다.
개도국 어떻게 지원하나
개도국은 “선진국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만큼 재정적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협상 내내 일관되게 주장했다. 선진국들은 2020년부터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처를 돕는 데 매년 1000억달러(약 118조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지위 사이에 있는 한국은 지원국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끊임없이 “사실상 선진국인 한국과 싱가포르 등도 개도국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 얼마나 감축하나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예상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협상 시작 전 UN에 제출했다. 2030년 이후에도 한국의 감축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금까지 187개국이 낸 목표를 종합하면 지구 표면 온도의 평균 상승분은 산업화 이전 대비 2.7도다. 당사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분을 최소 2도~최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향후 5년에 한 번씩 내야 할 각국의 감축 목표량을 늘리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7% 중 25.7%포인트만 국내에서 감축하고 나머지 11.3%포인트는 국제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오기로 했다. 이번 협정에선 국제 탄소시장을 활용하는 걸 인정해주기로 했다. 다른 나라에 온실가스 감축 시설을 지어주거나 숲을 조성한 뒤 그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분만큼의 배출권을 가져오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배출권 확보를 정부가 할지, 민간 기업이 해야 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재계 관계자는 “11.3%포인트를 해외 감축분으로 돌려 기업 부담을 줄였다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해외 배출권 확보도 결국 기업이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기후변화 새 시장 열리나
신기후체제는 기업에 부담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온실가스 감축이 세계적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2030년까지 에너지시장에서 총 12조3000억달러(약 1경4145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루오션’인 에너지 신기술 시장을 선점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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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모든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제. 지구 평균 기온 상승분을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1.5도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196개국이 참여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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