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때마다 재편 '되풀이'
[ 손성태 기자 ] 내년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두고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탈당을 선언하면서 분열의 야당사(野黨史)가 반복되고 있다. 재야의 시민 운동권 등을 포함한 이질적 세력들이 집권과 당선이란 정치적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해 ‘급조’ 형식으로 통합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최근 10여년 사이 이합집산의 야당 역사는 2003년 민주당 분당 뒤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남 기반의 새천년민주당 내 신당세력이 전국 정당을 표방하면서 창당했다. 친노(친노무현)와 옛 민주계에 뿌리를 둔 비노(비노무현) 간 반목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이 창당됐고, ‘노무현 탄핵 역풍’에 힘입어 과반의석을 확보한 제1당으로 우뚝 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빠진 ‘옛 민주계’의 새천년민주당은 의석 9석의 ‘꼬마 정당’으로 추락했다. 열린우리당은 지지율 추락과 대선 전망 불투명 등으로 친노와 비노가 갈등하면서 또 갈라섰다. 퓻便湧?연쇄 탈당사태가 일어난 뒤 민주당 탈당파와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 등이 ‘제3지대’에 합류하면서 대통합민주신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정동영 후보를 내세운 신당은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약 500만표 차이로 참패했다. 또 이듬해 18대 총선 국면에서 손학규 당시 대표가 이끌던 대통합민주신당은 ‘박상천 민주당’과의 통합에 성공했지만 연패 사슬을 끊지 못하면서 분열 직전으로 내몰렸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 지형은 또다시 재편됐다. 2011년 12월 민주당 내 문재인 문성근 이해찬 등 친노세력이 주축이 돼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당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협상 끝에 야권의 통합 후보로 나선 문재인 대표는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다.
민주당 당권을 잡은 김한길 전 대표는 2014년 3월 ‘안철수 일부 세력’을 통합, 새정치민주연합이란 이름으로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치렀다.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안 전 대표가 사임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문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에도 친노와 비노 간 갈등은 끊이지 않았고,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의원에 이어 안 전 대표도 당을 떠나면서 야당은 또 분열의 길을 걷게 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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