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들여 2019년까지 완공
[ 박근태 기자 ] 서울 성북구에 1969년 준공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관(사진)이 원형 그대로 복원된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뤄진 건물은 콘크리트 철골 구조가 외부로 나타난 노출 콘크리트와 미술 작품처럼 보이는 조형미가 눈길을 끈다. 건물 뼈대인 기둥과 보, 바닥 상판을 겉으로 드러내 보여 과학 연구소 본부 건물로서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1~2층 존슨 강당과 3~4층 ‘중정(中庭)’을 중심으로 사무공간을 방향성을 갖도록 배치해 거대한 톱니바퀴나 바람개비를 연상시킨다. 국내 첫 과학기술 출연연구원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과학을 짜임새 있게 돌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처럼 표현하려는 건축가의 의도가 녹아 있다는 분석이다. 건물은 처음부터 과학기술 연구소의 중심 업무를 담당할 행정동과 도서관 용도로 설계됐다. 오늘날 슈퍼컴퓨터에 해당하는 국내 첫 대형 전자계산기가 설치된 곳도 이 본관 건물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 건물을 후손에게 전해줄 미래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완공한 지 46년이 된 건물은 최근 벽면이 떨어지는 심각한 노화현상을 겪고 있다. 콘크리트가 산화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철골이 부풀어 오르자 벽면이 밀려나며 뚝뚝 떨어져 나가고 있다. 철제 창틀과 유리창은 단열 기능이 저하돼 난방이 어렵고, 유리 주성분인 이산화규소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흘러내린 현상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건물 내부와 외부 구조도 일부 바뀌었다. 본관 건물 2층 창고건물과 건물 북동쪽 1~2층에 걸쳐 들어선 식당은 완공 당시에는 없었다.
KIST는 내년 설립 50년을 맞아 건물 준공 당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로 했다. 내년 4월 공모를 시작해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사업에는 300억원 이상이 들어갈 전망이다. 우선 상태가 심각한 건물 벽과 기둥의 콘크리트를 다 뜯어내고 새로운 콘크리트를 입힌다. KIST는 복원 공사가 끝나고 나서도 본관 건물의 예전 모습과 색채를 유지하기 위해 이미 콘크리트에 들어갈 염료도 개발했다. 다만 완공 당시 설치된 1960년대풍의 오티스 엘리베이터, 건물 내부 주요 인테리어는 가급적 원형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정남 KIST 건설운영팀장은 “현대적 연구소에 걸맞은 스마트 워킹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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