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우수상품] "한 번 충전에 1시간반 쓸 수 있는 무선 인두기"

입력 2015-12-13 20:03  

이달의 으뜸중기제품 - 엑소 '충전용 무선 납땜인두기'

충전식 인두기론 세계 최초
가스충전식·건전지 방식 대체

"기술로 일본 넘어서겠다"

LED 달아 야간 작업 가능
권총 모양 제품 곧 내놔



[ 김정은 기자 ] 인두기는 납땜할 때 쓰는 공구다. 자동차 항공 금속 전기 전자 전선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의 기초 작업에 쓰이는 필수품이다. 지금까지 인두기는 가스를 충전해서 쓰는 인두기와 건전지로 작동하는 제품뿐이었다. 하지만 가스 인두기는 가스 누출과 화재 폭발 위험성이 있고, 배터리 인두기는 건전지가 빨리 소모됐다. 지하나 야외 공사 및 납땜 현장에서는 전선이 달린 인두기를 연결할 수 있는 전원을 찾기 쉽지 않았다.

공구 전문업체 엑소는 ‘전기로 한 번 충전하면 오래 쓸 수 있는 안전한 휴대용 인두기’를 1년 반 동안 개발해 올해 초 시장에 내놨다.

◆예열 시간도 대폭 줄여

‘충전용 무선 인두기(EX-376)’의 원리는 간단하다. 삼성SDI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2시간 반)하면 1시간 반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선을 없애고 휴대용으로 작고 가볍게 제작했다. 이처럼 충전해서 사용하는 휴대용 무선 인두기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열 시간은 기존 제품(30초)보다 10초가량 줄였다. 최대 420도까지 인두팁의 온도가 올라가 높은 온도에서도 납땜 작업을 할 수 있다. 제품 전방엔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를 달아 어두운 곳에서도 작업할 수 있고, 사용 도중 제품을 눕혀도 인두팁 부분이 바닥에 닿지 않아 안전하다. 기존 제품처럼 자주 건전지를 교체하지 않아도 돼 경제적이다. 받침대 없이도 납땜할 수 있다.

◆사용 편리하고 안전

문형세 대표는 “인두기 같은 전기공구 분야는 독일 일본 등 해외 제품이 품질이나 디자인 면에서 경쟁력이 우월했는데 우리가 이 제품을 자체 개발해 내놓으면서 한발 앞서가게 됐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30년 넘게 일한 기술자들마저 ‘전선 없는 충전용 인두기를 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1년 반의 연구개발 끝에 제품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판매를 시작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의 일자 모형을 권총처럼 디자인한 업그레이드 제품을 또 내놓자는 의견이 나왔고, 권총형 인두기를 곧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은 4만원이다. 전국 200여개 공구 대리점을 비롯해 전문 쇼핑몰, DIY몰 등에서 판매한다. 올초 시장에 나온 뒤 1만여개 이상 팔렸다. DIY 수요가 늘면서 솔더, 니퍼 등으로 구성된 인두기 패키지 제품도 선보였다.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전시회에 출품하고 있다. 미국 이베이에 입점했으며 중국 알리바바 등과 판매 조건을 논의 중이다.

◆국내 전기공구 1위 업체

공구는 회전하는 전동공구와 인두기처럼 열을 내는 전기공구로 나뉜다. 엑소는 국내 전기공구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회사의 전신은 문 대표가 1978년 부산에 설립한 진양전기공업사다. 엑소는 진양공업사에서 생산하던 공구 상표명이었다. 1997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엑소로 바꿨다. 엑소는 영어로 ‘가장 뛰어난 인두기’라는 뜻이다.

주력 제품은 인두기와 글루건, 솔더링 스테이션 등의 전기공구다. 제품 종류만 2000여가지가 넘는다. 올해 매출 95억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는 “내년 3월께 로봇 공구인 ‘로봇용 인두기’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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