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두산과 '좋은 관계' 유지…메가딜 경험 없는 건 '약점'
MS=실사 적극적으로 나서…투자한 기업 실적 부진 '부담'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3일 17시03분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두산공작기계) 인수전이 오는 21일 열릴 본입찰을 1주일 앞두고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스탠다드차타드(SC) 계열 PEF인 SC PE, 모건스탠리(MS) PE 등 사모펀드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대만 공작기계업체인 페어프렌드그룹(FFG)과 일본 공작기계 회사들인 모리세키, 마작, 글로벌 PEF인 KKR 등도 입찰에 참가할 태세다.
◆후보 간 강점과 약점은
지난 9월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고가인 7조6800억원에 인수한 MBK는 자타공인 ‘우승 후보’다. 홈플러스 인수금액의 절반가량을 인수금융(금융권으로부터 M&A 자금을 차입하는 것)으로 조달했기 때문에 자금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씨앤앰 매각 지연으로 인수금융 상환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ING생명의 인수금융을 차환(리파이낸싱)해야 하는 부담도 남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의지만 확실하다면 가장 공격적으로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C PE는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 지게차사업부 지분을 샀다가 두산에 재매각한 경험이 있다. 인수후보 가운데 두산과 가장 관계가 좋은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매각구조가 소수지분(최대 49%) 매각에서 100% 경영권 매각으로 바뀌면서 ‘협력관계’라는 장점이 사라졌다. 1조원이 넘는 ‘메가딜’ 경험이 없는 것도 약점이다. 끈질기게 나도는 SC은행의 한국 철수설 때문에 펀드투자자(LP)들과 인수금융단도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MS PE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실사에는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전주페이퍼와 식품 프랜차이즈 기업인 놀부 등 기존 투자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해 조단위 바이아웃(경영권을 거래하는 M&A) 거래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에비타 인정액수에 승부 갈릴 듯
‘소수지분 매각→100% 경영권 매각’ ‘프라이빗거래→공개경쟁입찰’로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방식을 바꾼 탓에 인수가격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IB업계의 진단이다. 특히 매출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분할을 하면 각종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추정을 근거로 두산공작기계의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에비타·EBITDA)’을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별도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부이기 때문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의 에비타 산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수후보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처음 제시한 1500억원에 유사기업들의 거래배수(7~8배)를 적용해 두산공작기계의 적정가격을 1조500억~1조2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정해서 제시한 에비타의 8~9배인 1조6000억~1조8000억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산공작기계의 에비타를 얼마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인수전의 승패가 엇갈릴 전망이다. 인수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사가치를 매우 보수적으로 분석하는 추세여서 두산공작기계의 에비타를 2000억원으로 인정하고 인수금융을 제공하려는 은행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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