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PB 전성시대'…"싸고 질도 좋다"

입력 2015-12-14 09:58   수정 2015-12-14 09:58

유통업체들의 PB(자체브랜드) 상품들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경기불황이 길어지면서 값 싸고 질도 보장되는 '실속형 가치소비' 수요가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쌀·우유·생수·홍삼 등의 PB 제품이 매출 1위에 오르는가 하면 편의점에서도 도시락·커피·라면 등 PB 히트 상품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 들어 PB 제품군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이마트는 피코크(간편식) 데이즈(의류) 자연주의(친환경·유기농) 러빙홈(생활용품) 등 PB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PB 매출 비중은 작년(18%)보다 더 늘었다.

'이마트 이맛쌀(20㎏)'의 경우 전체 쌀 상품군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이마트 6년근 홍삼정(240g)' 역시 하루 평균 600개가 팔리며 홍삼·인삼 상품군에서 1위에 올랐다. '이마트 LED(발광다이오드) 전구' '이마트 유산균' '이마트 핫쵸코' 등도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해 PB 매출 비중이 28.4%에 달했다. 역시 지난해 평균(25.6%)보다 오른 수치다. 홈플러스엔 싱글스 프라이드(1인 간편식) F2F(의류) 홈플러스 좋은상품, 웰빙플러스(친환경) 등의 PB가 있다.

연세우유와 손잡고 내놓은 '홈플러스 좋은상품 1A우유(1ℓ)'는 판매량 2위인 서울우유 제품보다 3.6蘊?더 많이 팔렸다. 홈플러스 좋은상품 맑은 샘물(2ℓ)도 전체 생수시장 수위 제품인 농심 삼다수보다 23% 많이 팔렸다. 10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의 홈플러스 워셔액(1.8ℓ)은 2위인 일반 제조사 브랜드 제품보다 무려 6배 더 팔리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PB 매출 비중이 작년과 같은 26.1%로 집계됐다. 2013년 5월 출시된 롯데마트 PB '통큰 초코파이'는 올해까지 3년간 파이 과자 부문에서 매출 1위를 수성 중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PB는 중간 마진과 브랜드 로열티가 없어 20~30% 저렴한 반면 품질도 떨어지지 않아 인기를 누린다"고 분석했다. "요즘 같은 경기침체에 서민 가계에 도움이 되는 상품들"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편의점의 PB 의존도는 마트보다 더 높다. 인기 PB 상품이 편의점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정도이다.

세븐일레븐은 삼각김밥·도시락·과자·음료·안주 등 PB 상품 매출이 전체의 약 35%에 이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아이돌그룹 걸스데이 혜리를 모델로 내세운 '혜리 7찬 도시락'(3900원)을 선보였고, 큰 인기를 끌자 지난 7월 '혜리 11찬 도시락'(4500원)까지 내놨다. 인기에 힘입어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작년의 두 배로 뛰었다.

편의점 미니스톱의 치킨·소프트크림·도시락 등 PB 제품도 '간판 메뉴'로서 매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쟈뎅과 합작한 '미니카페' 원두커피를 비롯해 '푸짐한'과 '명품' 시리즈의 도시락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각각 38.2%, 50.1%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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