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9월 이후 3개월 만에 장중 192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3% 이상 폭락세다.
오는 15~16일(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9년 만에 금리인상이 임박,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달러당 1190원에 근접해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개장 이후 지금까지 2700억원 이상 쉴 새 없이 매도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9일째 매도다.
증시전문가들은 FOMC와 유가급락 이벤트로 인한 증시 급락에 대해 "연말 마지막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수익률이란 안정장치를 염두에 두고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 상위 위주의 대응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오후 2시3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 내린 1927.33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1919.22포인트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9월30일 이후 1920선이 붕괴된 것은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수의 급락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첫 거래일인 2일부터 이날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도 2700억원 이상 순매도 중이다.
중소형주(株)로 구성된 코스닥지수의 경우 오후 들어 3% 이상 급락하고 있다. 전날보다 3.43% 내린 631.04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이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로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이 급락하면서 52주(1년) 신저가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증권주들이 일제히 몰락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선 이날에만 유수홀딩스 아모레G 유안타증권 삼양통상 SK네트웍스 현대제철 GS글로벌 동일방직 SK하이닉스 대항항공우 신영증권 금호전기 KG케미칼 현대건설 세아제강 조선내화 세방 현대증권 등 60여곳이 신저가를 다시 썼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현대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은 증권주들의 신저가 행진이 두드러진다. 대부분 이들 증권주의 신저가는 직전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이 난 상태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드래곤플라이가 -8% 가까운 주가급락률을 보이며 신저가로 추락했고 넥슨지티 시노펙스 코엔텍 삼천리자전거 이디 차이나하오란 심텍홀딩스 파라다이스 등 70여개 상장사들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주가에 거래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은 "FOMC 이벤트가 가까워지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그동안 지연된 패시브 자금(배당 차익거래+순수 바스켓 유입)들의 순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주 순매수 우위의 움직임을 보인 올해 마지막 동시만기를 통해 인덱스 투자자들이 배당 요인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FOMC 이벤트로 인한 주가하락은 연말 마지막 저가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배당과 관련된 대규모 패시브 자금의 경우 개별 종목의 배당수익률을 겨냥해 매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의 투자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도 "FOMC 회의를 기점으로 단기 불확실성 완화가 유입될 수 있으며 연말마다 반복된 수급의 계절성 모멘텀(동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코스닥 등 중소형주에 대한 진입은 연말까지 매물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급상황이 코스피와 대형주에 집중될 시점"이라며 "대주주 기준강화로 개인매도가 가세할 수 있기 때문에 코스닥의 경우 충분한 조정이 진행된 이후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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