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땐 글로벌 자산시장 출렁
채권형 펀드보다 주식형 펀드 유리
상반기엔 미국·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하반기엔 중국·인도 신흥국 펀드 담을 만
배당주 펀드도 빼놓을 수 없어
[ 안상미 기자 ]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재테크 성적표를 펼쳐든 투자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외 증시가 상승흐름을 타면서 수익률이 쏠쏠했다. 문제는 하반기였다. 미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찬물을 끼얹으면서 연초에 벌어둔 수익을 까먹은 펀드가 수두룩하다.
내년도 재테크 시장도 안갯속인 것은 마찬가지다.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12월 중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자산 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균형있는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엔 채권형 펀드보다 주식형 펀드가 낫다고 보고 있다. 주식형 펀드 중에는 국내보다 해외가 나을 수 있다. 가급적 여러 나라 상품을 고루 담아야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년 상반기는 선진국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무난하다. 경기가 나쁘지 않은 데다 추가로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신흥국 펀드 투자 타이밍은 하반기다.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고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는 국면이 되면 신흥국 펀드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내년 초엔 GDP 증가율이 높고 유동성을 꾸준히 늘리는 국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미국과 유럽, 일본 펀드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언제 신흥국 상품으로 갈아탈지, 어느 나라 상품을 고를지 등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이 지목한 내년 하반기 대안은 중국펀드와 인도펀드다. 중국 연계 상품은 선강퉁(홍콩·선전증시 교차매매 허용) 실시, 중국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 등의 재료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때부터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인도도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채권형 펀드의 투자 매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겠지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빼놓을 수는 없다. 주식형 상품만으로 높아진 시장 변동성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금리 상승 속도는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국채를 담거나 미국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시니어론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배당주 펀드의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배당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고배당주보다 배당 성향을 늘리는 종목이 더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배당금에선 다소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배당금 부족분을 벌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주요 배당주 펀드가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를 잘 살핀 뒤 투자상품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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