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입은 티셔츠가 주목받은 적 있다.
미국 스포츠의류 전문 브랜드인 '언더아머' 티셔츠로, 이 부회장이 입고 나온 뒤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매장 수를 크게 늘렸다.
패션업계에서 언더아머와 같은 애슬레저(Athlesure)가 주목받자 국내 증시에서도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기기)가 새 화두로 부상한 것 처럼 패션업계에서는 애슬레저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효성, 영원무역, LS네트웍스 등 관련업체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 운동복에 패션 가미…글로벌 업체 각축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일상생활에서도 착용이 가능한 스포츠의류를 총칭한다.
집에서 편하게 있다가 저녁 모임에 나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 하루 종일 옷을 갈아입을 필요 없이 한 벌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국내 의류 시장이 애슬레저 도입에 힘입어 2013년 40조원에서 2018년 6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과거 청바지가 장소와 계절을 막론하고 모든 상황에서 입을 수 있어서 성공했다면, 이제는 애슬레저가 이 시장을 점차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진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슬레저는 미국 요가복 업체 룰루레몬 레깅스가 유행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성장해 이제는 일상복 영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애슬레저는 모든 의류 업체들의 시장 주도권 싸움 중심에 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나이키는 기존 스포츠만을 위한 기능성 의류에서 여성들이 선호하는 요가나 필라테스에 적합한 화려한 색상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갭은 2011년 액티브웨어 브랜드 '애슬레타' 매장을 개점한 이후 2013년 65개로 매장을 확대했다. 포에버21, H&M,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들의 시장 진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애슬레저 유행은 명품시장에서도 예외 없어 샤넬,구찌, 크리스찬디올 등은 액티브웨어 라인을 확대하는 추세다.
◆ 애슬레저 인기에 스판덱스 등 소재도 관심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애슬레저 시장에 진출한 의류 업체들이 많다며 이들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을 통해 애슬레저 제품을 출시했고, 베이직하우스도 애슬레저 브랜드 '리그'를 새롭게 선보였다.
프로스펙스(LS네트웍스)는 기능성에 디자인을 가미한 라이프스타일 의류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프로스펙스가 배우 강소라를 앞세 ?선보인 광고에서는 "일상생활에서도 시크한(세련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 연구원은 "국내 의류 시장에서 애슬레저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무게 중심이 여성복 시장에서 애슬레저로 이동할 전망"이라며 "당분간 애슬레저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슬레저 의류를 내놓는 업체뿐 아니라 소재 관련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중에서도 애슬레저의 최대 장점인 신축성·내구성을 구현 시켜주는 스판덱스 소재 업체를 눈여겨 보라는 조언이다.
스판덱스는 애슬레저 주재료이고 다른 섬유와 혼방해도 높은 탄성을 유지하는 특성으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효성이다.
앞서 이승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스판덱스는 연 10% 이상 증가하는 수요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 영업이익률은 20.7%"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스판덱스 수요가 큰 베트남과 중국을 중심으로 증설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연구원은 "효성이 지속적으로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를 고려할 때 애슬레저 시장 확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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