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독점 우려 크다" 임헌문 KT 사장 강한 비판

SKT, CJ헬로비전 인수


[ 안정락 기자 ] “스스로도 믿지 않으면서 남까지 속이겠다는 의미의 ‘자기기인(自欺欺人)’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과거에도 판을 여러 번 흔들어놓은 회사가 이번에도 정부와 업계,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습니다.”

임헌문 KT 사장(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에서 열린 기자단 송년 행사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 사장은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뜻의 자기기인이란 사자성어에 빗대 인수합병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인수합병 인가서를 제출하면서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 5년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두 회사의 투자 비용을 합친 액수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SK텔레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회사의 국내 진출에 대비해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방송통신산업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SK텔레콤의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방송과 유무선 통신의 지배력만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K텔레콤이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판을 바꾸겠다고 하는데 아직 방송통신 융합의 틀이 명확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결정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오히려 독점을 강화해 요금 인상, 통신산업 위축 등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기업으로서 KT는 미디어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 사업자들과의 상생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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