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 제공 등 '프리미엄' 변신
[ 김하나 기자 ] 아파트 저층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벗어나 로열층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저층은 사생활 보호가 어려운 데다 범죄에 취약하고 햇볕이 덜 들어와 선호도에서 밀렸다. 주로 어린 자녀가 있어 층간 소음이 우려되거나, 거동하기 힘든 노부모가 있는 등 사정 있는 수요자들이 선택했다. 최근에는 40㎝ 높은 천장, 복층 제공 등으로 일반 수요자까지 탐낼 만한 인기 층으로 변모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특화한 저층은 로열층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월 청약을 받은 경기 용인 ‘광교상현 꿈에그린’은 전체 총 639가구 중 전용 84㎡를 제외한 전용 89㎡·92㎡·120㎡ 총 35가구에 저층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 이 중 전용 92㎡ 16가구와 전용 120㎡ 11가구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1층 전용 120㎡ 11가구는 복층 구조의 평면을 제공해 하부 층을 다용도 스튜디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1~2층 전용 89·92㎡는 거실의 크기를 더 넓힌 저층 특화 평면을 선보였다.
분양을 진행 중인 대우건설의 ‘안성 푸르지오’는 1~2층 천장 높이를 일반적인 층고보다 40㎝나 높인 2.7m를 적용한다. 우물천장을 적용한 거실 높이는 2.85m에 달해 고급 오피스텔과 같은 여유 있는 공간감을 준다. 신규 공급이 드문 안성지역에 들어서는 첫 푸르지오 아파트로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하기 위해 저층 특화를 도입했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3층, 10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59㎡, 74㎡ 총 759가구로 구성된다.
금호건설이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는 저층 가구에 테라스 특화를 적용했다. 1~2층 가구에 2.45m의 층고를 적용했다. 전용면적 59~84㎡ 총 812가구다.
한라는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3차’를 분양 중이다. 1층에 모두 필로티를 적용했다. 2층과 3층에도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 천장 높이가 일반적인 층고보다 높은 2.5m로 저층임에도 불구하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총 1304가구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이전보다 개인 공간을 중시하면서 획일화된 성냥갑 아파트 속에서도 여유로운 삶을 느낄 수 있는 ‘플러스 알파(+α)’ 공간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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