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자연과 레저 휴양지의 공존…'팔색조 매력'에 빠지다

입력 2015-12-21 07:04  

'동양의 하와이' 중국 하이난


[ 양준영 기자 ] 중국의 최남단 섬 하이난다오(海南島)는 다양한 색깔을 지녔다. 울창한 야자숲 너머로 넘실대는 푸른 바다,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은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해변 그늘에 누워 열대과일 주스를 음미하며 휴식을 즐기다 보면 왜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지 공감이 간다. 이뿐만 아니다. 다양한 해양 스포츠와 골프도 즐길 수 있다.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을 비롯해 많은 국제 대회가 하이난에서 열렸다.

남국(南國)의 휴양지로서 가진 장점 말고도 하이난에는 볼 것과 즐길 것이 많다. 제주도 면적의 19배나 되는 큰 섬답게 다채로운 매력을 갖고 있다. 하이난 남부 싼야(三亞)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와 요트가 즐비하다.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소박한 삶을 쉽게 엿볼 수 있다. 신나는 물놀이는 기본. 하이난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며 자연과 문화를 만끽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싼야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바오팅현 빙랑빌리지. 입구에 들어서면 기이한 모양의 대형 조형물이 눈을 사로잡는다. 언뜻 보면 놀이공원에 온 느낌이다.

이곳은 중국 소수민족인 리족과 먀오족의 전통과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민속촌이다. 하이난 원주민인 리족의 인구는 120여만명.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17번째로 많다. 90% 이상이 하이난에 거주한다. 하이난 전체 인구 800여만명 가운데 15% 정도를 차지한다.

전동카트를 타고 조금 올라가면 리족의 전통가옥이 그대로 보존된 마을이 나온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리족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곳이다. 리족은 직물 기술이 뛰어나다. 독특한 문양과 섬세함으로 중국 황실에 진상할 정도였다. 지금도 무형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빙랑빌리지에서는 원주민 할머니들이 전통 방식으로 직접 베를 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리족은 여인들의 문신으로도 유명하다. 기하학적인 사각형 모양의 문신은 씨족과 부락을 구분하는 상징이다. 지금은 풍습이 없어졌지만 할머니들의 얼굴과 다리, 팔 등에 새겨진 문신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빙랑빌리지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리족과 먀오족의 삶을 음악과 춤으로 풀어낸 공연이다. 3층 높이의 대형 무대에 출연자만 수백명이 등장한다. 불쇼와 북춤, 대나무춤 등 볼거리가 상당하다. 공연 도중 객석에 나타나 코피리를 부는 악사들의 모습이 신기하다. 리족 여성이 다가와 관객들의 귓불을 만지기도 한다. 리족의 인사법이란다.

트레킹과 온천욕으로 ‘힐링’

하이난에서는 열대 자연의 비경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바오팅현에는 치셴링(七仙嶺)이라는 명산이 있다. 7개의 바위가 마치 일곱 선녀가 서 있는 모습을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치셴링엔 기이한 열대 식물이 가득하다. 쉽게 접하기 힘든 나무와 기암괴석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무질서 속의 질서라고 해야 할까. 말라 죽은 고목에 기생해 뻗어오른 나무, 나무들 사이에 꽈배기처럼 돌돌 말려 걸쳐있는 덩굴, 커다란 바위를 넘어 기다랗게 뿌리를 내린 나무 등. 자연에 순응하며 긴 세월을 살아온 원시림을 보면서 끈질긴 생명력에 경탄하게 된다. 잘 정비된 등산로가 있어 오르는 데 큰 힘이 들지는 않는다.

장시간의 여행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 온천욕만 한 게 있을까. 화산지대였던 하이난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온천이 여러 군데 있다. 치셴링도 손꼽히는 온천 지역이다. 치셴링 온천국립공원의 빽빽한 숲 사이에 자리한 더블 트리 리조트는 싼야 해변의 리조트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천연 온천수를 사용하는 야외 수영장에서 열대 우림과 치셴링의 풍광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객실 테라스에도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욕조가 마련돼 있다. 숲 내음을 맡으며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여행으로 쌓인 피로가 풀린다.

이것 만은 꼭! 코코넛밥·빙랑열매, 안 먹으면 후회할 걸

열대해양성 기후에 속하는 하이난은 열대과일의 천국이다. 길거리 노점에서 망고 두리안 코코넛 등 다양한 열대과일을 쉽게 맛볼 수 있다. 특히 코코넛을 파는 곳이 많다. 즉석에서 구멍을 뚫어 빨대를 꽂아준다. 달콤한 과즙이 갈증 해소에 제격이다. 코코넛밥은 웬만한 식당에서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대표 음식이다. 코코넛 향이 나는 찰밥이 코코넛 껍질에 담겨 나온다. 생김새도 예쁜 데다 쫀득한 밥맛에 절로 손길이 간다. 빙랑빌리지에는 야자나무처럼 길쭉한 빙랑나무가 가득하다. 빙랑열매를 맛보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다.

도토리처럼 생긴 열매를 껌처럼 질겅질겅 씹어 그 즙을 삼키고 열매 찌꺼기는 버린다. 빙랑열매는 각성 효과가 있어 원주민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하이난(중국)=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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