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밭에 닭 풀어 연 5000만원 수익…'산림 + 비즈니스' 모델로 지역농가 소득 증대

입력 2015-12-21 18:30   수정 2015-12-22 13:41

산림과학원, 494억 투자…임산물 사업화 확대 나서
장흥선 '헛개 진액' 50억 매출



[ 임호범 기자 ] 밤나무만 재배해 수익이 적었던 충북 충주의 A농가(사진)는 지난해 밤나무재배지에 닭을 시범적으로 풀어놓았다. 밤나무재배지 1.8㏊에 우리맛닭2호 병아리 4주령(마리당 가격 5000원) 1000마리를 16주령이 될 때까지 키워 팔았다. 이 농가는 온라인 판매 450마리(마리당 2만원), 직거래 300마리(마리당 2만5000원)로 총 165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농가 대표는 “올해는 닭 사육 면적을 8㏊로 확대하고 닭도 4000마리로 늘려 5000만원의 수익이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밤 줍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어서 수익이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산림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산림+비즈니스’ 사업이 농가 소득을 높이는 효자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내년 산림산업화(6차산업)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49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산촌지역 임산물을 가공·포장해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산림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산림에 서비스산업을 결합하는 ‘산림+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임산물 사업화로 소득 증대

강원 화천의 B산림복합경영단지는 지난 4월부터 우리맛닭2호 5주령 500마리를 마리당 5000원에 구입해 고로쇠나무 조림지에서 산지양계를 시작했다. 농가를 식당으로 리모델링해 닭요리를 팔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산림복합경영단지 관계자는 “고로쇠 판매가 없을 때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북 임실의 C버섯재배농가는 겨울에도 바쁜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부터 봄(산나물), 여름(육계), 가을(버섯), 겨울(산란계) 등으로 연중 소득을 창출하고 있어서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여름, 겨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어 산림 경영에 애를 먹었다.

전준헌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산업연구과 임업연구사는 “소득이 없는 계절에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농가에 지원하고 있는데 성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산림 6차산업 모델 지속 개발

헛개진액 등을 생산하는 새롬은 지난해 산림과학원에서 헛개나무의 숙취 해소 성분과 관련된 특허를 이전받아 장흥헛개진액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월에는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 문을 열 정도로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산림과학원은 현재 4수종 22품종의 신품종보호등록과 8수종 24품종의 신품종보호 출원을 내고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도 연구방향을 산림 6차산업화 모델 개발로 정했다. 2017년까지 개발할 모델은 △산양삼 등 단기소득 임산물 기반의 융·복합 비즈니스 △고부가가치 천연물질 추출 비즈니스 △휴양·치유 등 산림복지 비즈니스 △둘레길 등 자연+인문 결합 비즈니스 등이다.

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은 “임업인의 소득원 창출을 위해 생산, 가공 및 제조, 서비스산업을 융·복합화한 6차산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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