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질환 원인 물질
열 가해 형태 변형시켜
[ 박근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전자레인지와 오븐에 사용하는 전자기파로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형성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엄길호 성균관대 교수(사진)와 권태윤 연구교수, 이창영 UNIST 교수팀은 퇴행성 신경질환의 원인 물질로 지목된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형태와 형성 과정을 마이크로파로 제어할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 최신호(23일자)에 소개했다.
마이크로파는 주파수가 0.3~30㎓로 통신이나 식품 가열, 해동, 살균에 사용되는 전자기파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광우병의 원인 물질로 지목된 아밀로이드에 마이크로파를 짧게 끊어 반복해 쏘이면 이 단백질 섬유의 길이와 나선형 구조가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이크로파가 전달한 열에너지가 아밀로이드 표면의 전기적 성질을 바꿔 섬유 두께와 구조가 달라지는 원리다. 아밀로이드는 구조나 길이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데 과학자들은 아직 정확한 원리를 알아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마이크로파를 쏘이는 조건에 따라 단백질 구조와 굵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원리를 이 淪玖?유해한 아밀로이드를 인간에게 유용한 박테리아를 키우는 박막으로 만들고 호르몬과 유전 정보를 몸 안에 넣어주는 전달물질로도 바꿀 수 있다. 엄 교수는 “아밀로이드 섬유 형성을 지연시키는 메커니즘을 개발해 질병 치료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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