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5년2개월 만에 123층 외부공사 마무리…'한국의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대들보 올렸다

입력 2015-12-22 18:18  

대들보에 용(龍)·귀(龜) 글자 새겨…내부 공사 거쳐 내년 말 완공
세계 6번째 초고층 빌딩 '우뚝'

신동빈 회장 "2만명 상시 고용…한국의 랜드마크 될 것"
박원순 시장 "서울 동남권 관광벨트의 중심지 역할"



[ 강영연/문혜정 기자 ] 1.7t짜리 거대한 대들보가 1층 공사현장에서 64t 크레인에 실려 꼭대기층으로 들어 올려졌다. 대들보에는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고 액을 막아주는 글자인 ‘龍(용)’과 ‘龜(귀)’를 담은 기원문 등이 새겨졌다.

롯데물산은 22일 오후 2시30분 ‘가장 위대한 순간’이란 이름 아래 롯데월드타워 123층에 마지막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을 열었다. ‘한국의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롯데의 꿈이 5년2개월의 험난한 공사 끝에 위용을 드러냈다.

상량식은 건물 외부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치르는 의식이다. 이날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상량식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아 감회가 깊다”며 “조국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고 한 아버님(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말씀에 따라 세워진 롯데월드타워는 한국의 랜드마크를 넘어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앞으로 1년여간 첨탑·내부공사를 거쳐 내년 말 완공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높이 555m로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부르즈 칼리파(828m·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핑안 IFC(648m·중국 선전, 내년 완공), 상하이타워(632m·중국 상하이), 클락타워(601m·사우디아라비아 메카), 골드인 파이낸스(597m·중국 톈진, 내년 완공)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가 30년 가까이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출발은 1987년 롯데가 서울시에서 부지를 인수하면서부터다. 고비도 무수히 겪었다. 기업의 비(非)업무용 토지를 팔도록 한 정부 조치로 부지를 강제 매각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서울공항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다. 건설이 시작된 뒤에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 공사장 인부 사망 사고 등 크고작은 사고가 발목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위기 때마다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공사를 이어갔다. ‘롯데월드타워가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신념에서였다. 지난여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생겼을 때 일본에서 귀국해 가장 먼저 찾은 곳도 롯데월드타워였다. 신 회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 해 200만명 이상 방문하고, 2만명 이상을 상시 고용해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세계 최고 건축기술의 전시장이다. 최대 풍속 초속 80m, 규모 9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첨단구조물인 ‘아웃리거’와 ‘벨트트러스’ 덕분이다. 아웃리거로 건물 중심부의 코어월(중심벽)과 8개의 메가칼럼(수직 기둥)을 연결하고, 벨트트러스로 8개의 메가칼럼을 서로 연결해 강도를 높인 것이다. 8개의 나무젓가락을 서로 잇고 중심부와 연결해 입김에도 잘 쓰러지지 않게 한 것과 비슷한 원리다.

최상층 첨탑부에 들어서는 ‘다이아그리드’ 구조물도 마치 내부는 비어 있지만 댓살이 교차되는 죽부인처럼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외부 요인에 저항하는 힘을 높여준다. 다이아그리드 구조물이 높이 500m 이상의 초고층 건물에 들어선 건 세계 최초다.

롯데월드타워는 정밀한 시공을 위해 4대 이상의 인공위성에서 측정 정보를 받고 있다. 지표면에서 1도만 어긋나도 500m 높이에선 8.72m의 큰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은 축사에서 “암사동 구석기·신석기 유적과 풍납토성 중심의 백제 고분군을 묶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는데,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서울 동남권 전체가 관광 중심지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문혜정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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