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기술집념 빛나…9900만원짜리 오디오도
'IoT 결합' 무선 오디오시장 3년내 1억만대 전망
[ 정지은 기자 ]
오디오가 확 달라졌다. 단순히 카세트 테이프나 CD를 넣어 음악만 재생하던 오디오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제품 상단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음악이 재생되고, 음악의 강약에 따라 불빛을 번쩍이는 오디오가 나왔다. 이뿐 아니다. 영화 음악에는 깊고 낮은 음을 내고, 뉴스가 나올 때는 보다 또렷하게 음질을 보정시켜준다. 디자인은 장식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3년 뒤쯤엔 사용자의 기분에 맞춰 음악을 선곡해주고, 기념일에 축하 음악을 자동으로 들려주는 식의 최첨단 오디오도 나올 전망이다. ‘이게 정말 오디오인가’ 싶을 정도로 오디오의 면모가 바뀌고 있다.
새로운 오디오 쏟아진다
오디오의 진화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 2000년대 들어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오디오의 설 자리가 좁 팁?탓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거실 중앙에 거대한 오디오 한 대를 놓는 것은 ‘로망’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MP3나 스마트폰이 오디오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가전업계의 고민은 시작됐다. 단순히 듣는 기능만으론 오디오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게 불보듯 뻔했다. 가전업체들이 너도나도 ‘기존과 다른 오디오’를 외치며 새로운 오디오를 내놓는 이유다.
LG전자는 다음달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파티나 행사에 최적화된 오디오 신제품 ‘엑스 붐’을 공개한다. 엑스 붐은 음악의 강약에 맞춰 제품 상단의 LED(발광다이오드) 램프에서 불빛이 번쩍이는 효과를 낸다. 기존 동급 제품보다 출력을 60% 높여 최대 출력이 4800W에 달한다. 흥겨운 파티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특화한 제품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자동으로 음원 종류를 인식, 분위기에 따라 음질 높낮이를 조절해주는 제품도 있다. LG전자가 CES에서 선보일 사운드바 3종이 그렇다. 영화를 감상할 때엔 깊고 낮은 음을 강조하고, 뉴스가 나올 때는 목소리가 보다 또렷하게 들리도록 음질을 조절해준다.
두드리면 재생…오디오의 고급화
삼성전자의 ‘무선 360 오디오’ 시리즈는 스마트 오디오의 대명사로 꼽힌다. 제품명처럼 전깃줄이 따로 필요 없는 무선 형태의 오디오다. 삼성전자는 2012년 무선 오디오 제품을 처음 선보인 뒤 꾸준히 성능을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삼성 오디오랩’을 따로 두고 만들 정도로 새로운 오디오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출시한 ‘무선 360 오디오 R1’은 터치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고 있어, 제품 상단을 두드리면 음악을 재생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 오디오 상단을 쓸어 넘기면 다음 곡으로 넘기거나 이전 곡으로 되돌릴 수 있다. 고음질은 기본이다. 거실이나 방안에 두면 360도 모든 방향으로 고음질을 균일하게 전달해준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사용할 수도 있다.
9990만원짜리 오디오도 나왔다. 덴마크 프리미엄 가전업체 뱅앤드올룹슨은 최근 역대 최고가인 9990만원짜리 스피커 ‘베오랩9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피커 한 대로도 대형 영화관 사운드에 버금가는 8200W의 출력을 낸다.
이렇게 비싼 제품도 팔리느냐는 질문은 뱅앤드올룹슨이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튜 맨토니 뱅앤드올룹슨 사장은 “가격이 비싸도 팔린다”며 “최고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oT 시대엔 더 달라진다
업계에선 ‘오디오 시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과거에 비해 오디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신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퓨처소스컨설팅에 따르면 무선 홈 오디오 시장은 올해 6760만대에서 내년 8220만대, 2018년 1억29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높은 음질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고사양 시스템을 갖춘 프리미엄 오디오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은 무선 오디오를 중심으로 한 오디오 제품이 각광받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2018년께부터는 사물인터넷(IoT) 활성화에 따라 IoT를 기반으로 한 오디오 신제품이 시장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예컨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바이오 리듬을 분석하고,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음악을 추천해주는 오디오도 나올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