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미국 금리 올렸다고 곧바로 인상 안한다"

입력 2015-12-23 17:44  

이주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내년에도 지속"


[ 김유미/황정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3일 “미국 금리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즉각적으로 나서진 않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올린 뒤 한은 총재로서 처음 내놓은 공식 견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Fed의 금리 인상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임은 분명하지만 다행히 금리 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최근 한국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이 총재는 “Fed의 금리 인상이 1회성이 아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적 완화와 제로금리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국제자금 흐름이나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유가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위험)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금리 인상이 한국 금리 인상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의 견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번 발언은 실제 금융시장의 파장을 확인한 뒤 나온 것이라 의미가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결정 직후 증시와 외환시장은 우려와 달리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한은도 금리 인상을 긴박하게 결정해야 할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섣불리 금리를 움직일 상황도 아니다. 자금 유출 등을 막으려면 금리를 함께 올려야 하지만 급증한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일부에선 낮은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간 연구소들은 수출 감소 등으로 내년 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저성장 탈피를 내년 경제정책 방향 중 하나로 삼았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경상성장률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저물가에서 일단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줄곧 0%대였다가 지난달 겨우 1.0%(전년 동월 대비)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를 예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정부와 한은이 경기를 살리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그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의견의 배경에는 한은의 새 물가안정 목표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다”며 “물가안정 목표 2%는 한은이 중기적 시계에서 지향하는 목표 수준이지 단기에 달성해야 할 목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돌아도 일시적인 공급 요인 등이 있는 만큼 즉시 금리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도훈 산업연구원장과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한은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노동개혁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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