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유학기제, 아이들이 달라지고 있다

입력 2015-12-23 17:48  

내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체험처 부족, 학력저하 우려는 기우
각자 꿈 향한 여행 이어가게 도와야

표혜영 < 부평서여중 교감 >



2016학년도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된다. 지난 3년간 학교 현장에서 나타난 자유학기제의 많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진로체험 활동을 위한 체험처 부족, 자유학기제로 인한 학생의 학력 저하 등 자유학기제에 따른 걱정은 여전하다. 학교 현장에서 자유학기제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걱정은 학교 밖에서만 나올 수 있는 기우가 아닐까 한다. 교실에서 바라본 자유학기제는 학교 밖에서 바라본 자유학기제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는 중이다.

자유학기제가 처음 시작된 2013년만해도 체험처를 섭외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필자가 근무하는 부평서여중은 지난해 2~3주 만에 31개의 체험처를 섭외했고, 체험 프로그램 지원 의사를 밝혀 온 곳을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농어촌 학교도 학생 수를 고려한다면 대도시 학교보다 학생 1인당 체험 가능 프로그램 수는 부족함이 없다. 예를 들어 학생 수 300명인 학교에서 30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맨?도시 학교와 학생 수 40명인 학교에서 체험처 10개를 확보한 농어촌 학교를 비교할 때 학생 1인당 체험 가능 프로그램 수는 농어촌 학교가 더 많다. 또 교육당국은 농어촌 학교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진로체험버스, 원격영상진로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또 다른 우려는 학력 문제다. 자유학기제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총괄식 지필 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은 자유학기제를 앞둔 모든 학부모의 걱정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전근으로 인해 두 개 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했던 필자의 경험과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여러 교사 및 학부모 의견을 들어보면 아이들은 시험 때문에 공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아이들은 자유학기 동안 지필 고사라는 부담이 없어지면서 배움에 대한 내적 동기가 활성화된다.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공부한다. 자유학기제는 아이들에게 수업의 주도권을 돌려주고,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자유학기제는 아이들이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도록 잠시나마 그들만의 시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자유학기를 마치고 일반학기로 돌아온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훨씬 더 건강한 모습으로 성장해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에 익숙했던 아이들이 일반학기에도 다시 잘 적응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아이들은 자유학기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한층 더 밝고 거침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학교 안에서 보는 자?閨誰┫?추진하기에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학교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이것이 진짜 교육이라는 확신이 들게 한다. 자유학기제는 학교 현장에 건강하게 뿌리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중심의 수업을 전 학년으로 확대하고 자유학기 동안 이뤄졌던 과정 중심 평가를 일반학기에서도 수행평가 등의 형태로 일정 비율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 자유학기 활동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연계돼 학생들이 자유학기를 통해 찾았던 자신의 꿈을 향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표혜영 < 부평서여중 교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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