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업, 뽀로로 PD출신
모바일용 애니메이션 개발
뺨이스튜디오, 볼펜 등 동물 캐릭터 상품
홍콩 등 해외업체 러브콜
[ 이현동 기자 ] 김지영 해피업 대표는 인기 유아 애니메이션인 뽀로로를 제작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애니메이션 회사인 아이코닉스에서 PD로 일했다. 뽀로로 외에 똑똑박사 에디 등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지난해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다고 선언했을 때, 주변에선 미쳤다고 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다. 해외를 바라봤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았다. 현지 유아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中 모바일 애니메이션 공략
창업이 쉽지는 않았다. 김 대표는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만 있으면 될 줄 알았다”며 “‘기술자’에서 모든 것을 챙기는 ‘경영자’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재무, 인사 등 쉬운 것이 없었다.
지난 4월 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벤 냘鰕맛?‘여성벤처창업 케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7개월 동안 선배 창업자들에게 집중 관리를 받았다. 사업 아이디어를 다듬고, 경영 실무를 배웠다. 영화 배급사를 운영하는 멘토를 만나 콘텐츠 수출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김 대표는 모바일용 애니메이션에 집중하기로 했다. ‘해피 베이비스’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무지개 마을에 사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교육용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은 2D 아니면 3D로 제작하지만, 이를 섞는 방식을 택했다. 질은 유지하면서도 제작비와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내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하고, 해외 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중국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판 헬로키티 만들고 싶어”
김현영 뺨이스튜디오 대표도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캐릭터와 이를 활용한 볼펜, 엽서 등 관광상품을 통해서다. 김 대표는 애니메이션 작가로 일했다. 작년 서울 국제 캐릭터 페어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수많은 캐릭터와 상품, 이에 열광하는 관람객들을 보면서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 ‘나도 한번 일을 내보자’는 결심을 했다.
여성벤처창업 케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멘토인 이준석 훈토이 대표는 “유아용 캐릭터를 활용한 팬시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해외 관광객에게 초점을 맞춘 관광 기념품을 개발하라”고 조언했다. 김정남 씨앤씨밸류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법, 재무, 회계 등을 지도했다.
악어와 악어새인 ‘스티와 로’ 등 7개의 캐릭터 저작권을 등록 杉? 지원받은 400만원으로 볼펜과 컬러링북, 엽서, 손거울 등 캐릭터 관광상품 샘플을 제작했다. 서울 인사동에 있는 디자인숍 마루와 남산 N타워 등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판매 물꼬를 텄다.
지난 9월에는 문화콘텐츠 국제 전시회인 광주 에이스 페어에 참가했다. 최종 목표인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서다. 홍콩, 인도에서 온 10여개 업체와 만났다. 캐릭터 라이선싱을 놓고 홍콩 회사인 모피(MOFFY) 등이 러브콜을 보냈다. 좀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거절했다.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초 홍콩 박람회에 참가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본 헬로키티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여성벤처창업 케어 프로그램은 여성창업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업이 시작된 2011년 이후 180여명의 여성들이 창업에 성공했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은 “다른 창업 프로그램과 달리 30명 이상의 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밀착 지도에 나서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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