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바닷물길 흐름' 더 명확하게 본다

입력 2015-12-27 20:00  

국립해양조사원, 해류지도 완성

81년전 일본인이 만든 자료서 벗어나 5년에 걸쳐 인근 연안 흐름 분석
독도 소용돌이 등 관측 자료 반영

해류 변화 예측…생태계 파악 쉬워져



[ 박근태 기자 ] 한반도 동해는 리만 한류에서 갈라져 북에서 내려온 차가운 ‘북한 한류’와 구로시오 해류에서 갈라져 남쪽에서 올라오는 ‘동한 난류’가 만나는 수역이다. 해류는 바닷물 속의 다양한 부유물 및 용존 물질 등을 운반한다. 플랑크톤이 많기 때문에 수산 자원이 풍부한 황금 어장을 이룬다. 하지만 실제 해류를 분석해보면 동한 난류는 북쪽으로 쭉 뻗어 흘러 올라가지 않고 울릉도와 독도 남쪽을 돌아 일본 서쪽으로 흘러간다. 최근 이 같은 해류 관측에 근거해 한반도 주변 해류 흐름을 정확하고 쉽게 표현한 모식도(模式圖)가 처음으로 제작됐다.


해류 흐름 교과서마다 제각각

국립해양조사원이 5년간에 걸쳐 완성한 해류 모식도는 그동안 연구자들이 동해와 서해, 동중국해, 북서태평양의 해류 흐름을 주제로 연구한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해류 모식도는 날씨와 기후, 어장에 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는 중요한 자료지만 그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연구자마다 위치와 흐름을 서로 다르게 표시한 모식도가 실렸다”고 말했다.

국립해양조사원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중·고교 교과서 가운데 최소 26종을 분석한 결과 같은 해류가 서로 다르게 표시된 모식도를 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제작된 해류 모식도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 해양학자인 우다 미치타카가 1934년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학자들이 개별적으로 작성한 것이 대부분이다. 일부 중학교 교과서는 동한 난류와 대마 난류가 나뉘는 지점이 서로 다르게 표시된 사례가 많다. 일부 교과서는 중국과 한반도 사이를 흐르는 황해 난류를 강조한 반면 다른 교과서는 이를 약하게 표시하는 등 혼선을 빚어왔다.

복잡한 동해 해류

이번에 제작된 모식도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난류와 한류를 색깔로 구분하고 세기와 폭은 화살표 두께로 표현했다. 항상 일정한 흐름을 보이는 해류는 실선으로, 수개월에서 수년마다 동해 해류의 변동성(變動性·바뀌어 달라지는 성질)이 큰 해류는 점선으로 표시했다. 일례로 대만 난류와 구로시오 난류만큼 굵은 실선으로 표시된 황해 난류는 실제 조사 결과 예상 밖으로 북쪽으로 상승하는 힘이 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작성한 모식도에서 황해 난류는 점선으로 표시됐다. 한반도 서해 연안을 따라 여름에는 난류가 올라가고, 겨울에는 한류가 내려오는 변동성 해류인 한국연안류도 모식도에 포함됐다.

동해쪽 해류 모식도는 刮?복잡해졌다. 그동안 동해는 북한 한류가 동해안을 끼고 내려오고 동한 난류와 대마 난류가 각각 동해로 북상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표시됐다. 하지만 새 모식도에서는 일본 연안을 따라 흐르는 대마 난류와 여기서 갈려져 나온 동한 난류 일부가 동해안을 따라 강원 속초 부근까지 올라가고 나머지는 경북 울진 부근에서 울릉도를 돌아 동쪽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표시했다. 2004년 울릉분지 일대에서 발견된 지름 60㎞의 거대한 소용돌이인 ‘독도의 찬 소용돌이’의 영향을 새롭게 반영한 것이다.

해류 변동성 어획량 감소로 이어져

최근 동해에서는 남하하는 ‘북한 한류’와 북상하는 ‘동한 난류’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동한 난류는 2000년까진 일정하게 흘렀지만, 2001년부터는 강해졌다 약해지기를 반복하며 이상 해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남쪽을 흐르는 구로시오 난류 역시 전 지구적인 변화의 영향으로 수년 주기로 변화를 겪고 있다. 해류 변화는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수년 새 이어진 동해안 오징어와 명태 어획량의 급격한 감소도 수온 변화의 영향에 따른 결과로 추정되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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