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배당정책 변수
낙폭 컸던 자동차·철강주 관심
코스맥스·셀트리온·메디톡스 등 화장품·바이오·제약주 추천
[ 윤정현 기자 ]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은 2250이었다. 올 4월 코스피지수가 2100을 뚫고 올라설 때까지만 해도 기대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같은 달 23일 2173.41까지 상승했지만 그것이 연중 최고점이었다. 지난 24일 지수는 1990.65. 올해 출발선(1926.44)에서 멀리 가지 못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예상하는 내년 코스피지수 상단은 2350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유가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큰 가운데 국내 기업의 사업 구조조정과 배당 정책이 지수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주, 가치주로 관심 이동
27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년 주식시장에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성과가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배당주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성장주, 중소형주에 비해 상승이 더뎠던 가치주, 대형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당분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배당주 투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수출의 회복도 기대가 된다”며 “수출주, 대형주 위주의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배분과 관련해 유망한 해외시장에 대한 의견은 신흥국과 선진국으로 팽팽하게 엇갈렸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에 주목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에 선강퉁이 시행되고 하반기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가시화하면 주가가 강한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양적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 시장의 안정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양 센터장은 “유럽은 양적 완화 기간을 2017년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일본도 내년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이 있어 안정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은 소비 부활로 중장기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통 유망 종목은 LG화학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 시장 상황이 올해만큼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권토중래’(捲土重來·실패한 뒤 심기일전해 다시 도전함), 박기현 센터장은 ‘척확지굴’(之屈·자벌레가 몸을 굽히는 것은 다음에 몸을 펴고자 함),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이창목 센터장이 ‘이환위리’(以患爲利·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기회로 삼음)를 내년 주식시장을 관통 ?사자성어로 내세운 이유다.
많은 센터장이 공통으로 꼽은 유망 종목은 LG화학이다. 저유가 흐름으로 화학사업부문이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도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24일 종가(33만8000원) 기준으로 올해만 86.74% 뛰었다. 대부분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40만원까지 올려 놓은 상태다.
이 밖에 철강, 자동차 업종 등 올해 하락폭이 컸던 수출주와 화장품 바이오 등 실적 개선주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화장품에서 코스맥스, 제약주로는 동아에스티를 추천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현대차와 셀트리온, 양기인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메디톡스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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