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수 SK에너지 총괄부사장 "작은 신호 읽고 큰 사고 대비해야 강한 기업"

입력 2015-12-27 22:33  

'안전경영 1%의 실수는 …' 발간


[ 송종현 기자 ] 단일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위험물을 취급하는 석유화학공장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의 이양수 총괄(부사장·사진)이 산업안전을 주제로 한 책 《안전경영, 1%의 실수는 100%의 실패다》를 펴냈다. 291쪽 분량의 이 책은 이 총괄이 2013년부터 공장 임원과 팀장에게 매주 보낸 에세이 형식의 편지 글을 묶은 것이다. 책은 품질관리 기법에 활용되는 PDCA 사이클, 즉 계획(plan)·실행(do)·점검(check)·평가(action)에 따라 4개 장으로 구성됐다.

이 총괄은 경영자로서 부끄러울 수도 있고 감추고도 싶었을 공장의 사고 사례로 책을 시작한다. 2013년 11월 원유를 하역하던 울산 해상의 수상 호스에서 다량의 기름이 유출됐는데, 당시에는 원인을 알 수 없었다는 고백이다. 그는 사고 주원인이 달라진 조류를 파악하지 못한 탓이었다면서 “환경이 변화하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 관리하던 방식대로 고수하다가 맞이한 비극”이란 교훈을 전했다.

이 총괄은 건강검진에서 복부검사를 받다가 신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한 경험도 산업안전과 연관지었다. 그는 똑같은 CT 필름을 보고도 젊은 전문품?발견하지 못한 암을 이 분야 전문의도 아닌 노련한 의사가 읽어냈다는 점을 들며 “모든 사고에는 반드시 징조(signal)가 있다. 신호의 크기가 초기에는 매우 작아 보통 사람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 초기에 작은 신호를 읽어 큰 사고에 대비하는 조직이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총괄은 “현장 책임자로 근무하던 시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체계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라며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현장의 리더와 종사자를 위해 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대구 출신인 이 총괄은 1983년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당시 유공에 입사했다. 30여년의 근무기간 대부분을 울산공장에서 보냈으며, 현장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전문가를 만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SK에너지가 안전·보건·환경경영 강화를 위해 2012년 신설한 SHE(safety·health·environment)본부의 초대 본부장을 지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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