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 주도로 공원 조성
"특정인물 우상화" 비판도
[ 박근태 기자 ]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내년 설립 50년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립자의 뜻을 기리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우상화라는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KIST 관계자는 28일 “내년 개원 50주년을 맞아 연구원 50년의 주요 성과를 담은 타임캡슐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고 작은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66년 설립된 KIST는 국내 첫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이다.
과학계에 따르면 이번 동상 건립 주체는 연구원 출신 동문 모임인 ‘연우회’며, 동상은 윤종용 전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이 사재 약 3억원을 내서 기증한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은 2m 크기로 제작되고 있다. 동상은 서울 성북구 KIST 본관 서쪽 잔디밭에 새로 조성되는 가로 5m, 길이 20m 부지에 세워진다. 해당 부지는 KIST가 제공하기로 했다. 연구원 측은 지난 24일부터 땅을 파고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뒤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양생작업을 하고 있다. 동상 제막식은 내년 2월4일 KIST 설립 기념일에 열릴 예정이다.
KIST에 박 전 대통령의 기념물을 세우려는 시도는 2012년에도 있었다. 당시 연우회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놓았다며 그의 과학기술 자립 의지를 기려 기념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국가 공공기관이 특정 인물 우상화에 나서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무산됐다.
KIST 측은 이번 동상 건립 과정에서도 외부 시선을 의식해 타임캡슐을 봉인하기 위한 공원 조성이라고만 밝혀왔다.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은 연구원 내부에도 알리지 않고 추진하고 있어 동상 건립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또다시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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