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인천 창업회장 정신 새겨 그룹 재건에 혼신의 노력
계열사 경영 정상화 박차…금호타이어 인수 순리로 풀 것
동생 박찬구 회장과 화해도 노력
[ 서욱진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0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6년 만에 그룹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그는 그룹 창립 70주년인 내년 경영 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하고 그룹 재건에 매진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29일 서울 신문로에 있는 금호아시아나 본관 로비에서 기자와 만나 “내년에는 성장보다 안정과 내실에 주력하고 금호타이어 인수도 순리대로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화해에 대해서도 “형인 내가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50%+1주)에 대한 인수대금 7228억원을 완납했다.
“창업정신 되새기자”
박 회장은 이날 “그동안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켜본 많은 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내년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정한 것에 대해 “1946년 택시 두 대로 창업한 당시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금호아시아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故) 박인천 창업 회장님은 부지런함과 성실, 정직, 책임감, 끈기 등 다섯 가지를 늘 강조하셨다”며 “이 다섯 가지 정신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70년 동안 지속하게 한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그룹 임직원 모두가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항공, 타이어, 건설 등 주력사업 분야가 비상(飛上)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기업을 새로운 지주사로 세우고 CJ그룹 등 백기사로 나선 대기업과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금호산업을 인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 일가가 지분 67.7%를 보유한 금호기업을 정점으로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을 거느리게 됐다. 박 회장이 순리대로 풀어가겠다고 한 금호타이어 인수는 내년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워크아웃 중인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과 비슷한 절차로 인수해야 한다.
그룹 정상화 가속화할 듯
이번 금호산업 인수를 계기로 계열사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호산업은 올해 광주광역시 우산구역 재개발, 인천생산기지 저장탱크 등 2조5000억원이 넘는 신규 공사를 따냈다. 2009년 워크아웃 이후 최대 수주 실적이다. 이 중 공공수주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부실사업을 정리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덕분으로 풀이된다.
금호산업은 내년부터 민자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건실한 건설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 이은 제2의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을 설립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 4월 법인 설립에 이어 이달 28일 사업면허를 받았다. 내년 상반기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저수익 중단거리 해외 노선을 이관받아 운항한다. 에어서울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전교육 강화, 체계적인 안전운항 시스템 구축 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일께 조직개편과 노선 구조조정 등을 담은 경영효율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을 통해 세계 최대 타이어 시장인 북미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내년 초 준공을 목표로 조지아주에 연간 약 400만개 생산 능력을 갖춘 타이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항공·타이어·건설을 3대 축으로 안정과 내실을 다져 500년 영속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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