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이마트 베트남법인장
[ 서욱진 기자 ]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것은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현지 문화와 역사적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최광호 이마트 베트남법인장(사진)은 지난 1월 이마트 1호점의 착공부터 이달 28일 개장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졌다. 각종 인허가와 직원 채용 등을 일일이 챙기면서 베트남 사업은 한국과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을 겪어야 했다.
최 법인장은 베트남도 많은 신흥국처럼 로비와 급행료 관행이 남아 있는데,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고 했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베트남은 밑에서 정해지지 않으면 윗사람이라도 독단적으로 일을 결정하지 못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과 같이 큰 그룹이라면 국가적 차원에서 고위 관리와 협상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아래 실무자부터 차근차근 접촉해야 일이 풀린다”고 했다.
이마트 역시 한국 등에서 들여온 물건이 세관을 통과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원칙이나 규정만 따져서는 일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는 “베트남의 급행료 관행은 부패하고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직원 격려금과 사업비로 쓰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법인장은 또 베트남 직원을 대할 때는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화를 잘 내지 않지만 한 번 폭발하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법인장은 “한국처럼 업무 과정에서 직원을 혼내고 나서 나중에 소주 한잔 하면서 풀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직원들은 자신이 맡은 일이 아니면 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업무의 전체 프로세스를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또 일을 빨리 해치우지 않는 낙천적 기질이 많다고 그는 소개했다. 최 법인장은 “베트남 직원들은 매일 점심을 먹고 꼭 낮잠을 잔다”며 “어느 날 회식 때문에 낮잠 시간을 건너뛰었더니 오후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더라”고 전했다.
호찌민=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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