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태권도, 1등 문화상품 '날갯짓'

입력 2015-12-29 18:29   수정 2015-12-31 10:33

'스포테인먼트 쇼' 킥스

무예에 홀로그램 접목…태권 문화콘텐츠 '용트림'
외국인 예매율 회당 40%

'퍼포먼스 그룹' K-타이거즈

미국 뉴욕 공연 5만여명 몰려…'K팝+태권도 묘기'로 찬사
중국 TV 예능프로 러브콜도



[ 유정우 기자 ] “미국 프로레슬링처럼 짜여진 각본에 따른 겨루기인데도 광적으로 열광하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공연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습니다.”

태권도를 주제로 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쇼 ‘킥스’를 기획한 신정화 (주)킥스 대표는 29일 태권도의 문화상품적 잠재가치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태권도를 활용한 공연 제작과 유통에 투자하겠다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태권도를 소재로 한 다양한 스포테인먼트 콘텐츠가 ‘K열풍’을 이끌 글로벌 문화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권도를 소재로 내년에 선보일 공연물은 ‘킥스’ ‘K-타이거즈’ 등 10편을 넘는다. 유료 공연 기준으로 4편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K팝보다 먼저 세계에 한국을 알린 ‘한류의 원조’ 태권도를 1억명에 이르는 세계 태권도인과 140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문화콘텐츠 상품으로 내세워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태권도 겨루기를 소재로 한 ‘킥스’는 무예(武藝)에 홀로그램 영상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스포테인먼트’다. 기존 태권무의 한계로 지적돼온 단조로움을 탈피해 혁신적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장용으로 제작된 킥스는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태권도 소재 공연물 공모사업에서 우수작으로 뽑혔다. 내년 1월로 예정된 국내 초연엔 외국인 관광객 예매율이 회당 40%에 육박할 정도다.

국내 케이블방송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진 K-타이거즈는 이미 세계적인 퍼포먼스 그룹으로 통한다. 10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5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펼친 공연에서는 K팝과 어우러진 공중 돌려차기와 송판 격파 등 파워 넘치는 군무로 ‘원더풀 코리아’란 찬사를 이끌어냈다. 최근엔 중국 후난위성TV의 인기 예능 토크쇼 ‘톈톈샹상(天天向上)’에 러브콜을 받아 출연하면서 중국 내 인기몰이도 예고하고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9월 문체부는 패션, 한식, 공연 등 각계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태권도비전2020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태권도계의 고질적인 제도 개선과 융합 콘텐츠 상품화, 산업화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직후부터 줄곧 태권도를 아리랑, 한글과 함께 문화영토 확장?한 채널로 강조하며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문체부 주요 관계자가 30일 장애아동 등 소외 계층 200여명과 함께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 태권도공연장을 찾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문체부가 ‘문화가 있는 날’ 캠페인에 특정 스포츠 종목을 소재로 한 콘텐츠 공연을 단체로 관람하는 것은 태권도가 처음이다.

신정화 대표는 “세계 각국을 돌며 공연을 펼치다 보면 태권도가 패션, 음악, 영상 등과 결합해 새로운 문화콘텐츠 상품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대표 스포츠 종목인 태권도가 경기 측면을 넘어 세계인에게 각광받는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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