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서 기자 ] 미국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최대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16일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연 0~0.25% 수준이던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End of zero)한 것이다. 미국의 제로금리 탈출은 2008년 12월 이후 7년 만이다. 중국은 위안화(Yuan)를 기축통화의 반열에 올리며 ‘70년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일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구성 통화에 편입시켰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까지 성공하며 ‘금융굴기’를 이뤄냈다.
유럽은 올 한 해 유난히 풀이 죽었다.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으로 추가 양적 완화를 시행했고 그리스(Greece) 부도 위기로 몸살을 앓았다. 테러 공포에도 숨을 죽여야 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11·13 파리 연쇄 테러(Paris terror)’를 자행해 130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다. 중동의 분쟁이 격해지면서 터키를 거쳐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통해 유럽연합(EU)으로 들어오는 난민(Europe refugee)도 급증했다.
글로벌 경제는 원유(Oil) 생산 과잉에 醯?저유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 초반에서 거래됐지만 지난 29일에는 배럴당 37.87달러로 주저앉았다. 주요 원자재 가격도 중국 등의 수요 감소로 줄줄이 하락세를 탔다. 올해는 2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엘니뇨(El Nino)가 발생해 이상기후가 나타나면서 농산물 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우주(Space)를 향한 민간기업의 경쟁도 뜨거운 한 해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블루오리진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우주선 추진체의 재활용에 성공하면서 우주여행 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올해는 대규모 기업을 사들이는(Buy) 인수합병(M&A)이 유난히 많았다. 글로벌 M&A 규모는 4조6000억달러(약 5384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저성장에 빠진 세계 경제의 돌파 수단으로 M&A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각국 환경당국이 배출가스량을 검사할 때만 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프로그램을 몰래 쓰다 덜미를 잡혔다. 이른바 ‘디젤게이트(Dieselgate)’였다. 투자의 귀재를 자처하는 헤지펀드(Hedge fund)들은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 각국 선거에서는 야당(Opposite)이 정권 교체를 이루거나, 의석을 대폭 늘려 파란을 일으켰다. 경제난과 부패에 지친 국민들이 변화를 바라면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2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고, 캐나다에선 10년 만에 야당이 압승을 거두며 40대 ‘젊은 총리’가 탄생했다. 미얀마에선 아웅산수지 여사가 이끄는 야당이 총선에서 압승해 53년의 군부통치 시대를 끝냈다.
박종서 기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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