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동해안에서 줄곧 살았던 남자가 해돋이를 보는 장소는 바뀌었다. 정동진에서 '서부몰락지대'로. 이제 바닷바람을 피하기 위해 온갖 겨울옷으로 중무장할 필요도, 미어터지는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찍 집을 나설 필요도 없었다. 그저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접속하면 됐다.</p>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서부몰락지대) |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서부몰락지대' 말고, 다른 게임에도 해돋이 명소가 있을까? 물론 있다.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에도, '파이널판타지14'에도, '아키에이지'에도 태양은 매일같이 떠오르는 법이다. 2016년 새해 첫 해돋이, 어디서 맞을까.
가족과 함께, '블소' 제룡림수련동굴, 수월평원늑대구릉, 타루정
"일출과 일몰은 매일 있으니까, 네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아름다움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단다."
- 영화 와일드(2014) 中
셰릴(리즈 위더스푼)은 트래킹을 하는 동안 늘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엄마(로라 던)의 말을 떠올린다. 젊은 남성도 완주하기 힘들다는 4286km의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걸으며, 셰릴은 점차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 거칠고 고통스러웠던 여정 끝에 태양처럼 눈부시고 아름다운 희망이 있었다. '블소'의 제룡림수련동굴, 수월평원늑대구릉, 타루정처럼 말이다.</p>
('블소'의 제룡림수련동굴) |
('블소'의 수월평원늑대구릉) |
('블소'의 타루정) |
친구와 함께, '파이널판타지14' 동부 라노시아, 저지 라노시아
"나, 바다에서 해뜨는거 처음 봐."
"촌놈... 하긴, 도시엔 저런 태양이 없지."
- 영화 태양은 없다(1998) 中
해돋이를 처음 본다던 도철(정우성)에게 홍기(이정재)가 말한다. 바닷가 해돋이는 도시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그의 말대로, 어스름을 가르고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유독 크고 강렬하게 타오른다. 해수면에 길게 반사된 햇빛마저 따스함을 머금는다. 이것이 '파이널판타지14' 동부 라노시아의 주거지 '코스타 델 솔'에서 맞는 해돋이다.</p>
('파이널판타지14'의 동부 라노시아) |
('파이널판타지14'의 코스타 델 솔) |
('파이널판타지14'의 저지 라노시아) |
"함께 밤을 지새우고 해돋이를 보면서 아름다운 순간을 맞을 때마다 왠지 항상 맥빠진 기분이었어. 데이트 상대가 밥맛이었거든. 그들은 그 순간의 느낌이나 의미를 이해 못했어.
넌 모를거야, 왜 지금이 내 인생에 그토록 중요한지. 멋진 아침이야. 이런 아침이 또 올까?"
- 영화 비포선라이즈(1995) 中
'아키에이지'의 해돋이는 유독 낭만적이다. 혼자 보기에 아까울 정도로. 셀린(줄리 델피)과 제시(에단 호크)처럼 마음이 통하는 연인과 함께 한다면 해돋이의 감동은 더욱 커질 것이다. 황금평원에서의 전투 도중에, 이니스 섬에서의 순례 도중에 잠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그야말로 멋진 아침이다.</p>
('아키에이지'의 황금평원) |
('아키에이지'의 이니스 섬) |
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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