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독도서 서해 연평도까지 한반도 상공 1000여㎞ 정찰
조기경보기 '피스아이' 합류…"적 도발 단호히 응징하겠다"
[ 최승욱 기자 ] “새해에도 적 도발에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전방위 대비태세를 유지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31일 오전 7시17분 동해 울릉도 상공. 전투 초계(정찰) 비행에 나선 11전투비행단 예하 110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김성주 소령(39·공사 48기)의 인사가 교신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이날 김 소령이 임무 편대장을 맡아 이끄는 4대의 F-15K는 2시간40여분간 동해 울릉도에서 서해 연평도에 이르는 한반도 상공 1000여㎞를 초계 비행했다.
F-15K 전투기는 이날 단거리 적외선 공대공 미사일(AIM-9X) 2발, 중거리 레이더 공대공 미사일(AIM-120C) 2발, 레이더 공대지 미사일 GBU-39(SDB) 8발을 탑재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비상대기 중인 F-15K는 공대공 무장뿐 아니라 공대지 무장도 갖추고 있다. 작전 반경이 1800㎞인 F-15K는 3시간 이상 체공하면서 한반도 전역에서 영공을 수호할 수 있다.
비행대원들은 이날 오전 5시20분 대구 비행장 브리핑실에서 임무 점검을 마치고 전투기 격납고인 이글루로 향했다.
오전 6시55분 F-15K는 활주로에서 굉음을 내며 시속 350㎞ 이상의 속도로 날아올랐다. F-15K 편대는 이륙한 지 5분여 만에 경주와 포항을 지나 울산 상공에 도착했다. 동해 상공에서 고성능 레이더로 적 항공기를 포착해 지상기지에 보고하고 아군 전투기를 지휘·통제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피스아이)이 나타났다. 피스아이를 선두에 세운 F-15K 편대는 ‘V자’ 대형을 갖춘 채 5m 간격을 유지하면서 시속 500㎞로 울릉도와 독도 상공을 향해 비행했다. 일출을 보기 위해 3.5㎞ 상공까지 고도를 높이자 목화솜 같은 구름이 펼쳐졌다. 울릉도 인근 상공에 도착한 편대 앞에 수평선 너머 구름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올랐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7㎞ 떨어진 상공을 날며 이상혁 소령은 “아래에 보이는 조그만 섬들은 모두 북한 지역”이라고 밝혔다. 편대장인 김성주 소령은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ER’을 비상 대기 중이던 F-15K에 싣고 NLL 상공까지 출격했던 조종사다. 김 소령은 기지에 돌아와 “연평도 상공을 비행할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대구=국방부 공동취재단/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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