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2016] 미국 따라 금리인상은 '아직'…오히려 내릴 수도

입력 2016-01-01 07:00  

한국 경제


[ 김유미 기자 ] 2016년은 금리 방향을 점치기가 유독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시대를 마무리해야 할 것인지 고민에 휩싸여 있다. 한국은행 역시 사상 최저인 현 기준금리(연 1.5%)를 이르면 올해부터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금리를 오히려 내리거나 동결할 것이란 예측도 여전히 많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직후인 지난달 17일 한국경제신문이 거시경제 전문가와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 37명에게 물어본 결과, 올해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8명(21.7%)에 그쳤다. 대다수가 금리 정상화 시점을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15명(40.5%)은 한은이 올해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고, 14명(37.8%)은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재용 하나금융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연초부터 정부의 세제혜택이 종료되고 가계의 빚 부담은 늘어나면서 소비가 급격히 꺾일(소비절벽)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2014년 세월호 사고,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때마다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내수는 살아나는 듯 했지만 수출이 문제였다.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고 중국 경제까지 둔화하면서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2%로 낮췄다. LG경제연구원은 눈높이를 2.5%까지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미 금리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미 금리인상 직후 증시와 외환시장도 우려했던 것보다 차분했다. 자금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급히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선 벗어난 셈이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미국이 앞으로 꾸준히 금리를 올린다면 국내 시중 금리도 점차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 금리인상 직후 멕시코,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등은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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